|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발렌시아 내부 상황이 심상치 않다. 이강인(18) 거취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어 더 관심이 쏠린다.
스페인 언론 마르카와 발렌시아 지역지 MEV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발렌시아의 피터 림 구단주는 주전 공격수 로드리고 모레노를 이적시킬 생각이다. 4000만 유로(약 539억원)의 이적료를 챙길 적기이기도 하지만 이강인의 입지를 넓힐 구상도 포함된 이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강인을 애정하는 림 구단주는 로드리고를 내보내 이강인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싶어 한다. 이강인의 경우 측면과 중앙 2선 미드필더, 섀도우 스트라이커 등을 모두 소화하는 선수라 로드리고가 떠나면 활용도가 올라간다.
문제는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발렌시아 감독과의 의견 충돌이다. 림 구단주와 달리 마르셀리노 감독은 이미 시즌이 개막한 시점에서 로드리고를 팔고 싶은 생각이 없다. 팀 주축 공격수가 빠지면 시즌 전체 운영에 차질이 생긴다. 게다가 마르셀리노 감독은 이강인을 선호하지 않는 지도자라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프리 시즌 막바지에 봉합되는 것 같았던 구단주와 감독의 갈등이 다시 점화되는 분위기다.
이강인 입지에 또 다른 영향을 미칠 사건은 오른쪽 측면 수비수 크리스티아노 피치니의 부상이다. 발렌시아는 29일 공식 채널을 통해 피치니 부상을 알렸다. 피치니는 28일 훈련 도중 오른쪽 무릎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다. 장기 결장이 불가피하다. 마르셀리노 감독은 피치니가 빠진 자리에 다니엘 바스를 배치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시즌에도 이미 활용했던 방안이다. 바스는 중앙 미드필더, 오른쪽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하지만 수비수로도 제 기능을 하는 멀티 플레이어다. 바스가 수비로 내려갈 경우 이강인과 페란 토레스가 중용될 확률이 높다.
발렌시아 지역지 데포르티보 발렌시아노에서도 29일 보도를 통해 마르셀리노 감독이 피치니 부상 상황에서 토레스와 이강인을 신뢰하지 않으면 이들이 팀을 떠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마르셀리노 감독을 향한 일종의 압박성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지금 상황이라면 이강인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오른쪽 미드필더인 카를로스 솔레르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또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적과 부상이 겹치면 마르셀리노 감독은 불가피하게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밖에 없다. 발렌시아는 라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국왕컵을 병행한다. 일정에 비해 스쿼드가 풍부하지 않은 편이다.
다만 림 구단주의 독단적 선택으로 인해 마르셀리노 감독의 심기가 불편해졌다는 점은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이강인을 후순위 옵션으로 생각하는 그가 구단주의 일방적인 결정에 불만을 품으면 팀 분위기가 겉 잡을 수 없이 불안해질 수 있다. 이강인 입장에선 곤란한 게 사실이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