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영화 ‘히든페이스’ 언론시사회 이후 파격적인 베드신에 술렁였다. 성진(송승헌 분)-미주(박지현 분) 베드신이 “남성 위주 시선이다” “불편하다”는 일부 비판도 나왔다.

1차 파고가 넘자, 호평이 조금씩 나왔다. 일반관객 시사 이후 오히려 여성관객 위주로 극장을 찾는다는 자체 조사 결과도 나왔다. 개봉 첫날 40대 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극 중심에서 서사를 확고하게 끌고 가는 조여정에 힘입은 바가 크다.

20일 개봉한 영화 ‘히든페이스’에서 수연 역을 맡은 조여정은 19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20-30대 여성들이 재밌게 볼 영화다. 그 또래에게 없던 영화다. 속도감 있는 전개, 기존 영화에서 보지 못한 인물 관계 등을 좋아할 것”이라며 “영화관 사운드로 듣는 오케스트라 멋진 소리와 스피커로 듣는 야릇한 소리, 밀실에서 격렬한 감정은 영화관에서 봐야 한껏 느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조여정이 보여주는 입체적 연기에 기대감이 모인다. 제92회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거머쥔 ‘기생충’(2019)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새 영화다. 차기작 ‘히든페이스’에서 애로티시즘과 스릴러 캐릭터를 잘 접목해 놓였단 평가가 나온다.

안하무인인 수연 캐릭터 분석에 온 힘을 쏟았다. 자신에게 애정을 쏟지 않는 성진 버릇을 고쳐주겠다며 결혼을 앞두고 베를린으로 가겠다며 이별을 통한다. 오케스트라 단장 딸 혜연(박지영 분)은 “내가 오냐오냐 키워서 그렇다”며 딸을 나무라는 척한다.

조여정은 “이렇게 자란 여자는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말하게 될지 혼자 상상을 많이 했다”며 “타인의 감정과 기분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어떤 말투와 감정을 갖고 연기를 할지 여러 차례 연습했다”고 밝혔다.

이런 수연이 밀실에 들어가면서 영화는 변곡점을 맞이한다. 원해서 들어갔지만 나오지 못하게 된 밀실에 갇혀 성진-미주 불륜을 목격하게 된다. 조여정 연기는 이때부터 캐릭터 전형성을 벗어나며 본격적으로 빛이 나기 시작한다.

“밀실 안에서도 소리를 여러 단계로 냈어요. 첨엔 ‘안 열리네’하며 자존심이 상해서 ‘나 여기 있어’라며 툭 던져요. 그 다음에는 부서지라 두드리고 소리쳐요. 나중엔 지치죠. 소리지는 게 의미 없다는 걸 깨닫고는 혼잣말처럼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게 이미 대본 안에서 주어진 거 같아요.”

한 달간 갇혀있다 나온 수연은 두 사람을 쥐어뜯는다. 조여정은 “원래 대본에선 미주를 잡으면서 소리를 지른다. 성진에게는 ‘어떻게 할 거야. 나야 애야’라고 돼 있었다”며 “상당한 텐션이 필요로 하는 장면이라 엄청나게 연습했다. 찍으러 가는 날 아침, 앞에 있는 매니저 머리에 대고 막 소리 지르다 미안하다고 하고 안절부절못했다”고 말했다.

현장에 도착하자 대본이 전면 수정됐다.

“여정 씨. 여기 말없이 가자. 수연이가 미주 딱 잡고.”

김대우 감독이 결정했다. 조여정은 “그러니까 모든 게 다 해결이 되더라. 훨씬 좋더라”고 회상했다.

밀실에서 나온 수연은 둘을 경찰서에 보내지 않는다. 뜻밖의 선택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수연이라서 할 수 있는 일이었어요. 그건 복수가 아니에요. 성진과 미주가 가진 지점을 정확히 알고 한 선택이었어요.”

[SS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