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 10위권 재진입…신약개발 성과 따라 희비 극명
주식 주가
제공|픽사베이

[스포츠서울 이정수 기자] 코스닥 내 바이오 관련 종목 간 시가총액 순위가 최근 한 달 새 요동치고 있다. 한때 바이오업계 대장주로 평가됐던 신라젠은 크게 밀려났고, 앞서 크게 밀려났던 에이치엘비는 10위권에 재진입했다. 바이오업계 신약개발 성과에 대한 민감한 주식 시장 반응으로 업체 간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신약개발 바이오벤처 신라젠은 3일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8348억원으로 전체 30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1일 기준 시가총액 3조1653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시가총액이 2조원 이상이 증발했고 순위는 큰 폭으로 내려앉았다.

신라젠은 지난달 2일 유례없는 위기를 맞았다. 미국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가 신라젠 항암바이러스 ‘펙사벡’ 미국 3상 임상시험에 대한 무용성 평가에서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했다.

미국 임상시험이 사실상 좌절된 것이니만큼 당일 관련 공시 직후 신라젠 주가는 폭락했다. 그간 신라젠은 임원 장내매도와 신약개발 관련 소식 등으로 여러 차례 주가 하락을 겪었지만 이번 이슈는 타격이 컸다. 이슈 직후 신라젠 주가는 4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고, 지난달 26일에는 시가총액 1조원대가 무너졌다.

공시 직전인 지난달 1일 4만4550원이었던 주가는 폭락 이후 오름세와 하락세를 반복하면서도 1만200원까지 떨어졌고, 한 달 만에 코스닥 바이오 기대주에서 멀어졌다.

반면 항암제 개발로 주목받았던 에이치엘비는 최근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지난달 말 코스닥 10대 종목으로 진입했다. 지난 3일 에이치엘비 코스닥 시가총액은 1조8675억원으로 전체 10위를 기록했다.

에이치엘비는 이번 10위권 진입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중순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4위에까지 오르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이력이 있다. 선박·파이프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지만 자회사 LSKB를 통해 3상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한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을 개발하고 있어 주식시장에서의 관심이 컸다.

그러다 지난 6월 위암 관련 3상 임상시험에서 목표치에 달성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가는 하락세로 전환된 후 꾸준히 하락했다. 3조원을 앞두고 있던 시가총액은 꾸준한 주가 하락으로 1조원대마저 무너졌다.

지난달 1일 신라젠이 시가총액 3위를 기록할 때 에이치엘비는 시가총액 25위까지 고꾸라진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 미국 허가신청으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에이치엘비 주가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사실상 신라젠이 시가총액 30위까지 떨어지며 자리를 비우자마자 그 자리를 에이치엘비가 차지하게 된 셈이 됐다. 3일 기준 코스닥 10대 종목 중 바이오 사업과 관련된 업체는 셀트리온헬스케어, 헬릭스미스, 메디톡스, 휴젤, 에이치엘비 등 5개가 자리했다.

leejs@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