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KIA 윌랜드, 통한의 솔로 홈런 때문에...
KIA 선발 윌랜드가 11일 대구 삼성전에서 2-2로 맞선 8회 솔로 홈런으로 실점하자 서재응 코치가 교체를 진행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뉘앙스 차이라는 게 참 무섭다. “그만 던지겠다”는 문자로만 보면 사실이다. 그런데 이 말을 한 배경을 살펴보면 전혀 다른 뉘앙스가 된다. 오히려 팀을 위해 가치를 증명할 실낱같은 희망을 포기한 것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는 행보다. 올시즌 등판을 접은 KIA 외국인 투수 조 윌랜드(29) 얘기다.

윌랜드는 17일 광주 NC전을 앞두고 추가 등판 없이 시즌을 마무리하는데 동의했다. 들쑥날쑥한 경기 일정에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를 주려는 구단 방침에 동의했다는 의미다. KIA 고위 관계자는 “박진태 등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투수들도 있고 남은 경기가 9경기 뿐이라 서재응 투수코치가 외국인 투수들의 등판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 구단의 방향을 설명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사라진 상태라 젊은 투수들에게 1군 등판 기회를 주고 싶다는 의견에 외국인 선수들이 흔쾌히 동의해 추가 등판 없이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단은 실낱같은 재계약 가능성을 포기하고 팀에 희생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이해하는 분위기다. 또다른 관계자는 “윌랜드 입장에서도 아쉬움이 있을 것이다. 우리와 재계약을 하지 못하면 새 팀을 찾아야 하는데 마땅한 곳이 있겠는가. 본인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도 있지만 젊은 투수들을 육성해야 한다는 팀의 방향성에 자신을 내려놓은 것으로 본다”고 귀띔했다.

일본프로야구를 경험한 이력으로 큰 기대를 받고 KIA에 입단한 윌랜드는 시즌 28차례 등판에서 8승 10패 평균자책점 4.75로 기대를 밑도는 성적을 올렸다. 165이닝을 소화해 경기당 평균 6이닝 가량 소화했고 나쁘지 않은 제구와 완급조절 능력을 갖고 있지만 기복있는 투구를 했다. 함께 뛰는 외국인 투수와 시너지 효과가 생기면 올해보다는 나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여운을 남겼지만, 향후 거취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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