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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브랜든) 나이트 코치와 한국시리즈 우승반지 껴야죠.”
키움 나이트 투수코치 전담 통역 배우현 씨는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경기를 뛰는 선수단만큼이나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키움의 선전에 자리잡고 있는 신들린 ‘벌떼 야구’ 전술을 주도하고 있는 나이트 코치와 한 몸처럼 붙어 다니기 때문이다. 나이트 코치가 내리는 전술을 의도에 맞게 정확히 선수들에게 전달해야하는만큼 큰 책임감 속에 통역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22일 잠실 구장에서 만난 배씨는 포스트시즌에서 나타나고 있는 키움 투수들의 성장세에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올해 주축 투수들을 지난 시즌부터 나이트 코치 옆에서 쭉 봐왔다. 형들도 있지만 대부분 동생들이고 친한데, 그 선수들이 성장하는 걸 모두 지켜보면서 뿌듯함을 많이 느낀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올해로 5년 째 통역 업무를 보고 있다는 배씨는 지난해부터 나이트 코치 전담 통역을 맡고 있다. 선수 통역과 코치 통역의 차이점을 물었다. 배씨는 “아무래도 선수들을 통역할 땐 하루 빨리 적응을 할 수 있게 일거수일투족 다 신경써야 한다. 야구장 안에서 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하나하나 다 신경 써줘야 한다”면서 “반면 나이트 코치는 한국 생활을 오래하다보니 왠만한건 본인이 다 해결하려고 한다. 야구장 밖에서는 최대한 터치를 안하고 정말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만 연락한다. 그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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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씨에게 나이트 코치는 최고의 야구 선생님이다. 선수들에게 코치의 메시지를 정확한 의도를 담아 전달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배씨는 “감독님과 코치들의 말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니 야구에 대한 지식도 풍부해야 한다. 항상 질문을 준비하고 모르는 게 있으면 그때그때 다 물어본다. 경기 중에도 궁금한 걸 물어본다. 내가 야구에 대한 지식을 많이 알고 있어야 말을 전달할 때 그 사람의 의도에 맞게 선수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 최대한 나이트 코치의 지식을 뽑아내려고 한다. 통역일을 하면서 야구를 더 배울 수 있는 점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투수코치가 외국인이다보니 팀내 외국인 투수들에게도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배씨는 “그 부분은 확실하게 느끼고 있다. 특히 (제이크) 브리검은 나이트 코치를 아버지처럼 따른다. 다른 구단에서는 한국 코치와 외국 선수간 언어의 장벽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나이트 코치와 외국인 선수들은 마치 미국에 함께 있는 것처럼 편하게 생활한다. 한국 문화에 적응하는 데도 나이트 코치의 존재가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배씨는 “통역을 5년째 하고있다. 지난시즌에 나이트 코치에게 선수 통역 4년 한 것 보다 나이트 코치와 1년 통역하면서 더 많은 걸 배웠다고 말했다. 나이트 코치가 한국에서 힘들었던 부분을 잘 안다. 이번에 우승해서 꼭 KBO리그에서 우승반지를 꼈으면 좋겠다. 그 이후에도 쭉 키움과 함께하면서 인연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하는 도중 옆을 지나가던 나이트 코치는 배씨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며 “베스트”라고 외쳤다. 배씨와 나이트 코치의 깊은 유대감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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