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만루 위기 넘긴 린드블럼, 병살 플레이 김재호와 함께
두산 선발투수 린드블럼이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두산과 키움의 한국시리즈 1차전 4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키움 김규민을 병살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친 뒤 유격수 김재호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린드블럼은 4회초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으나 무실점으로 넘겼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다소 빠르지 않나 생각은 했다. 결과적으로 아웃 카운트를 잡지 못해서….”

가까스로 한국시리즈(KS) 1차전 승리를 거머쥔 두산 김태형 감독은 경기 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순간의 판단이 경기 흐름을 크게 좌우하는 KS 무대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 한판이었다. 김 감독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KS 1차전에서 7-6 신승했지만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날 승부의 변곡점이 된 건 선발 마운드에 오른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의 조기 교체였다. 린드블럼이 5회까지 4피안타 1실점 역투를 펼치고 있었는데 뜻밖에 팀이 6-1로 앞선 6회 시작과 함께 강판시켰다. 이후 악몽이 시작됐다. 린드블럼이 내려간 뒤 두산은 순식간에 6-6 동점을 내줬다. 바통을 이어받은 윤명준이 아웃 카운트를 단 1개도 잡지 못하면서 2피안타 1볼넷 3실점 했다. 이어 이현승(0.2이닝)~이형범(1이닝 2실점)~권혁(0.1이닝)까지 지속해서 키움 타선에 고전했다. 김 감독은 “린드블럼의 상태를 베스트로 보지 않았다. 투구수도 90개로 애매했는데 주자를 남겨두고 중간 (투수들이) 들어가면 부담스러울 것 같았다”면서 “다소 빠르다고 생각은 했는데…”라며 당시 판단 실수를 인정했다.

무엇보다 키움이 앞서 선발 에릭 요키시가 무너지고 포수 송구에 턱을 맞는 등 실점 과정 자체가 어수선했다. 두산 입장에서는 초반 기선제압은 물론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고 여길 만했다. 김 감독의 린드블럼 조기 교체는 이러한 경기 흐름을 모두 고려해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불펜진의 투구가 좋지 않았다. 반면 키움은 마무리 오주원이 오재일에게 끝내기 적시타를 맞긴 했지만 이영준, 한현희, 조상우 등 막강 불펜진이 여전히 무실점 투구를 펼치면서 두산에 불펜 싸움에서는 확실히 앞선다는 것을 증명했다.

즉 1차전을 계기로 두산은 ‘선발 야구’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얻고 있다. 한 야구인은 “불펜이 강한 키움 벌떼 야구를 너무 의식한 것 같다. 김 감독으로서는 1차전에서 예상보다 타격감이 좋았던 만큼 마운드도 하던 대로 선발 싸움으로 끝을 보려고 할 것 같다”고 했다. 우선 1차전 불펜진이 흔들렸음에도 막판 함덕주와 이용찬이 각각 1이닝씩 책임지며 무실점을 기록, 재역전의 발판을 놓았다. 승부처에서 마무리 구실을 해줘야 할 두 자원이 긍정적인 활약을 해준 만큼 2차전에서는 선발 투수에게 더 긴 이닝을 맡길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말하면 선발 투수들은 그만큼 최대한 오래 마운드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두산은 2차전 선발로 이영하를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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