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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10대의 끝을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을까. 한국바둑의 차세대 에이스로 불리는 신진서(19)가 10대의 나이로서는 마지막으로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2000년 3월 17일 생으로 밀레니엄둥이로 불렸던 신진서 9단의 나이는 이제 꽉찬 19세로 곧 20대를 바라보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의 나이로 프로 입단에 성공한 그는 지난해 18세 8개월의 나이로 60개월간 1위 자리를 지켰던 박정환 9단을 밀어내고 최연소 랭킹 1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5개월째 랭킹 1위를 지키며 차세대를 넘어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한국바둑의 에이스로 불리기에는 2% 부족한 면이 있다. ‘국내용’이란 오명이다. 신진서는 아직까지 메이저 세계 타이틀을 손에 쥐지 못했다. 지난 6월에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를 우승한 적은 있지만 7명이 참여하는 미니 기전 성격이라 내세울 수가 없다.
곧 20대 나이에 접어들 그에게 마지막 기회가 주어졌다. 30일 4강전이 열리는 LG배다. 내년 3월까지 메이저 대회가 없기에 첫 메이저 타이틀에 목말라 있는 그에게는 ‘10대 우승’의 마지막 기회다. 한국 1인자를 누렸던 이창호·이세돌·박정환은 10대에 첫 세계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그 계보를 잇는 신진서로서는 첫 메이저 타이틀이 간절할 수밖에 없다.
신진서 9단은 28일 LG배 8강전에서 중국랭킹 14위 쉬자양 8단과 접전을 벌인 끝에 202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는 “중반까지 계속 만만치 않았다. 마지막에 가서야 승리를 확신했다”면서 “4강전에서는 내 바둑을 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단단한 각오를 밝혔다.
4강 대진표는 만만치 않다. 세계 최강인 중국의 커제 9단과 결승 티켓을 놓고 다투게 됐다. 신진서 9단은 커제 9단과의 상대전적에서 2승 7패를 거두고 있으며 현재 6연패중으로 열세다. 함께 4강에 오른 박정환 9단은 커제를 피해 타오신란 7단과 대결하게돼 조금은 유리해 보인다. 신진서는 평소 “진정한 강자가 되기 위해서는 숙제가 있다. 커제와 박정환의 벽을 넘어야 한다”고 말해왔다. 이번 LG배 4강에서 커제를 이기면 결승에서 박정환을 만날 수도 있다. 과연 신진서 9단이 미완이었던 10대 메이저 우승을 완성하고 진정한 강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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