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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한국대표팀 단체사진. 제공 |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제공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분위기 정말 좋습니다.”

중계석에서 후배들의 선전을 바라보는 선배의 목소리엔 흐뭇함이 가득했다. 팀 분위기와 조직력, 성적까지 뭐하나 빠지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승엽 해설위원이 대회 2연패를 노리는 대표팀의 맹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은 어느 때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도쿄행 비행기에 올랐다. 완벽한 성적표와 함께다. 예선 1차전 호주와 경기에서 5-0으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대표팀은 캐나다를 3-1, 쿠바를 7-0으로 누르고 3전 전승으로 조 1위를 확정했다.

투타 고른 실력, 자연스러운 신·구조화 등 이번 대표팀을 높게 평가하는 지표는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역대급’으로 손꼽히는 항목은 화기애애한 팀 분위기다. 강백호, 고우석, 이정후 등 젊은 선수가 대거 합류한 이번 대표팀은 대회 시작 전부터 수평적인 조직 문화로 주목받았다. 한국시리즈(KS) 기간 수원KT위즈파크에서 훈련하는 동안에는 전력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서로 합을 맞춰가며 힘을 북돋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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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한국 야구대표팀.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훈련 기간에도 돋보였던 이들의 팀워크는 대회가 시작되자 한층 더 빛났다. 김광현, 양현종 등 베테랑 투수들은 이영하, 고우석을 비롯한 ‘영건’ 후배들이 마운드를 지킨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설 때마다 어깨를 토닥이고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무실점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낼 때는 벌떡 일어나 큰 소리로 환호했다. 중계화면에 잡힌 이들의 모습을 본 일부 네티즌들은 “자식 보는 학부모 같다”며 대표팀의 훈훈한 분위기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선후배뿐 아니라 동료끼리도 마찬가지였다. 정규시즌에는 적으로 만났지만, 태극마크 아래에서는 ‘한 팀’이었다. 각 구단의 상징인 세리모니가 이를 증명했다. KS 동안 두산은 ‘셀카 세리모니’로 큰 화제를 모았다. 프리미어12에서도 마찬가지다. 두산 선수들은 안타를 치거나 득점을 뽑아낼 때마다 손을 뻗어 사진을 찍는 시늉을 했다. 더그아웃에서는 두산 선수뿐 아니라 모든 선수가 함께 두산의 세리모니를 선보이며 득점 기쁨을 누리는 장면이 중계화면에 자주 잡혔다.

부진했던 베테랑들이 살아나자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지난 8일 쿠바전에서는 박병호가 1, 2차전 무득점 굴욕을 딛고 멀티히트를 쳐냈다. 그간의 부진을 털어내기라도 하듯 더그아웃을 향해 환히 미소 지었고, 동료들 역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환호로 화답했다. 중계석에서 이를 지켜본 이승엽 해설위원은 “분위기 정말 좋다”라며 크게 웃었다.

소속팀은 달랐으나 오랜시간 한 그라운드에서 땀 흘린 동료애는 ‘국가대표’라는 이름으로 더욱 빛났다.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한 대표팀은 끈끈한 팀워크를 앞세워 대회 2연패를 바라본다.

younw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