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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구자경 LG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은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과 한상범 전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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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봉석 LG전자 사장(왼쪽)과 송대현 LG전자 사장(오른쪽)이 고 구자경 LG명예회장에 대한 조문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 앞에는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이선율 기자.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지난 14일 숙환으로 별세한 구자경 LG명예회장의 빈소에는 고인을 애도하는 추모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빈소는 서울의 한 대형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비교적 차분하고 엄숙한 분위기였다. 유족과 LG그룹은 고인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으로 장례절차를 조용히 치르기로 했다. 장례식장이 비공개됐지만 이날 취재진 10여명이 아침 일찍부터 대기해 조문객들의 동향을 살폈다. 또한 전날부터 정재계 각계 인사들이 대거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빈소 앞에는 ‘차분하게 고인을 애도하려는 유족의 뜻에 따라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한다’고 적힌 커다란 가림막이 설치돼있다. 상주는 지난해 작고한 장남 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차남인 구본능 회장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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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세 사흘째인 15일 오전 11시 10분께 LG 사장단 30여명이 빈소가 마련된 해당 장례식장을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등장한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을 비롯해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권봉석 LG전자 사장,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송대현 LG전자 사장, 박형세 LG전자 부사장 등이 나란히 걸어나와 빈소로 향했다. 이외에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도 조문을 왔다. 권영수 LG부회장은 지난 14일부터 사흘 내내 빈소를 지켰다.

오후 3시쯤에는 현업을 떠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빈소에 들렀고 약 1시간 가량을 빈소에 머물며 고인의 유가족을 위로했다. 조성진 부회장과 한상범 부회장 모두 취재진들의 질문공세에도 답변을 하지 않고 조용히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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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부터 권봉석 LG전자 사장, 송대현 LG전자 사장, 박형세 LG전자 부사장. 이선율 기자.

비슷한 시기 손경식 CJ그룹 회장이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조문을 왔고, 조문을 마친 후에 고인에 대해 “매우 신중하시고 침착하신 분이었으며 집안끼리도 좋은 관계였다”며 애통함을 전했다.

손 회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형인 고 이맹희 CJ 명예회장의 부인 손복남 여사의 동생이다. 또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외삼촌이며 이재용 부회장에겐 사돈어른이기도 하다. 앞서 손 회장은 지난해 5월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례식에도 조문을 갔었다. 그는 당시 구 회장에 대해 “정도경영에 앞장선 분으로 큰 일을 하셨다”고 평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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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이선율 기자.

LG가 임원 30여명과 그 외 직원들은 1시간여 가량 빈소에 머무른 뒤 서둘러 2대의 리무진 버스를 나눠 타며 발길을 돌렸다. 권봉석 LG전자 사장구너을 비롯해 다수의 임원들은 심경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지을 뿐 답변을 피했다.

그 외 LG계열사의 현안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조문 이후 기자들과 만나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신규 올레드(OLED) 공장 생산량 증대(램프업) 추진과 관련해 “빨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저우 올레드 공장의 램프업이 내년 상반기에 완료되느냐는 질문에는 “너무 늦게 보는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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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조문 이후 기자들과 만나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신규 올레드(OLED) 공장 생산량 증대(램프업) 추진과 관련해 “빨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 8월 광저우 올레드 공장을 준공한 후 마지막 품질 안정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초만 해도 상반기 중 이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가동을 할 예정이었으나 광저우 올레드 공장의 양산 수율이 기대보다 잘 나오지 않으면서 생산 일정이 늦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늦지 않게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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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구 회장 빈소에 방문한 이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외에도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오후 2시40분쯤 빈소에 들렀다. 손 대표는 “개인적으로는 경기도지사할 때 파주에 LG 디스플레이 단지를 만들게되면서 인연이 있지만 직접적으로는 없다. 구 회장은 우리나라 전자산업을 일으키고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95세까지 살아오시면서 천명을 다하셨고, (후계자인) 구광모 회장에게 LG를 새롭게 혁신하고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찾는 것 같아 보기 좋다. 앞으로도 잘 해냈으면 싶다”고 말했다.

한편 LG관계자들에 따르면 빈소 안에는 문재인 대통령, 문희상 국회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구자원 LIG 명예회장, 구자열 LS 회장 등의 일부 조화만 놓여있고 이 외에 빈소에 오는 다른 조화는 모두 되돌려보냈다.

한편 장례는 4일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17일 오전이다. 장지는 가족장임을 고려해 비공개다.

melod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