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얀 영입 이미지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K리그 통산 득점 2위에 빛나는 외국인 공격수 데얀의 명예회복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을까.

대구가 지난 27일 데얀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2007년 K리그에 첫 발을 내딛은 데얀은 통산 357경기에 출전해 189골 45도움을 올린 살아있는 전설이다. 3년 연속 득점왕과 4년 연속 K리그 베스트 11에 선정되는 등 K리그에 큰 족적을 남긴 공격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시즌에는 수원 삼성에서 주전 경쟁에 완전히 밀려나면서 절치부심했고, 태도 논란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축구계에서도 데얀의 대구행은 의외의 행보로 받아들여진다. 먼저 빠른 역습을 주 공격루트로 삼고 있고, 에드가라는 정통 스트라이커를 보유한 대구가 굳이 데얀을 영입할 필요가 있냐는 시선이 존재한다. 또한 데얀은 2018시즌까지는 K리그에서 10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면서 승승장구했지만 지난해에는 출전 기회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기량이 예전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경기력에도 물음표가 붙은 상황이다. 하지만 대구는 데얀의 능력을 믿고 영입을 추진했다. 데얀을 조커 등 제한적으로 활용하기 보다는 에드가와의 공존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번 이적은 대구와 데얀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지난시즌 창단 후 처음으로 상위리그 진출에 성공한 대구는 막판까지 차기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노리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5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내년시즌 선두권 도약을 목표로 삼은 대구는 올시즌 경기를 되돌아보면서 페널티박스 안 골 결정력을 최대 약점으로 분석했다. 아킬레스건을 보완하기 위해 득점력이 탁월한 공격수 영입이 절실했다. 에드가, 세징야, 츠바사와 다음시즌을 함께하기로 한 대구는 남은 한 자리의 외국인 선수를 통해 마지막 퍼즐을 맞추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새 얼굴보다는 검증된 자원에 무게가 쏠렸고, 결국 자유계약신분인 데얀의 영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게 됐다.

데얀은 2년간 몸담았던 수원 삼성과 지난 9월 이후에는 사실상 결별했다. 올 한해만 놓고보면 계륵과 같은 존재로 낙인이 찍혔다. 시즌 직후 차기행선지를 고민하던 그는 K리그1에서 명예회복을 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로 인해 대구와의 협상과정에서도 연봉 등 보수 부분에서는 많은 양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얀 영입을 주도한 대구FC 조광래 사장은 그의 부활을 확신하고 있다. 조 사장은 “최근 데얀의 골 장면을 분석해봤다. 아직 충분히 제 몫을 할 수 있는 공격수라는 판단이 섰다”면서 “우리 팀에 오면 달라질 것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하고자하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높이 샀다. 내가 있는 한 예전 같은 논란은 없을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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