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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가수 김건모(52)가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지 약 40일 만에 대중 앞에 고개를 숙였다.
김건모는 지난 15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약 12시간 동안 조사를 마친 오후 10시 15분 경 취재진 앞에서 입장을 밝혔다. 앞서 오전 출석 당시에는 성폭행 의혹과 관련된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지만 경찰 조사 후에는 직접 취재진 앞에 나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 “경찰 조사에서 성실히 답변했다. 하루 빨리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 원하시면 또 와서 조사 받을 마음이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김건모 변호인도 “많은 분들이 상상하는 것과 다른 여러 사실이 있다. 이런 사실에 대해 이 자리에서 말씀 드리기 곤란한 게 아직 수사 중”이라며 “처음 이 문제를 제기하고 말씀하신 분들과 다른 여러 자료를 제출했다. 시간이 지나면 아마 진실이 곧 밝혀질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입막음 시도에 대해서도 “전혀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다.
경찰은 김건모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된 후 지난해 12월부터 조사를 시작해, 지난 8일 김건모의 차량에서 압수수색한 GPS의 포렌식 작업을 마쳤다. 이날 조사에서 경찰은 앞서 압수수색한 물건들을 통한 김건모의 성폭행 혐의와 동선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 기자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는 제보자의 증언을 바탕으로, 2016년 김건모가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유흥주점에서 A씨를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가세연’측은 2007년 유흥업소에서 김건모에게 폭행 피해를 당한 여성 B씨와 관련내 내용을 추가 폭로했다. 가세연은 제보자의 의무기록을 공개했고 김세의 전 MBC 기자는 당시 MBC가 김건모 폭행 사건으로 해당 유흥주점을 촬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후 지난달 9일 강용석 변호사 등을 통해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한 A씨는 14일 사건을 맡은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8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특히 ‘가세연’의 강용석 변호사, 김세의 전 기자, 김용호 기자는 강남경찰서 앞에서 생중계를 진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김건모는 최초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부터 혐의를 꾸준하게 부인해왔다. 김건모 측은 A씨와 B씨에 대해 무고와 명예훼손 등 혐의로 맞고소한 상태다.
의혹제기 당시부터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어 사건은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행보가 갈라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는 어떠한 사실관계가 밝혀진 것이 아니기에 한쪽의 주장만을 신뢰하기는 힘들고 잘잘못을 함부로 판단하기는 위험하다. 다만, 김건모가 직접 입을 연 시점이 경찰 조사를 마친 점은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대중이 정보를 소비하는 속도가 빠르고 이해하는 수준이 높기에 발빠른 대처가 필요한데 김건모는 지난 40여일간을 돌아보면 소속사의 입장조차도 늦은 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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