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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KCC 전창진 감독이 소신있는 의견을 밝혔다. 저득점 양상의 리그 흐름을 바꾸려면 NBA(미프로농구)처럼 일리걸 디펜스(부정수비)를 부활시키는 게 좋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전 감독은 지난 21일 홈인 전주에서 열린 오리온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감독회의에서 NBA처럼 챌린지를 하자는 얘기가 나왔지만 통과되지 않았다. 감독들도 현재 심판들이 미스콜이 나오는데 만약 챌린지를 해서 더 심판들의 자신감이 떨어지면 안된다며 전부 반대했다”고 밝혔다. NBA의 챌린지는 매 경기 팀별로 한번씩 할 수 있다. 작전타임을 요청한 뒤 신청해야 한다. 비디오 판독을 통해 직전 애매한 상황에 정확한 판정을 내릴 수 있다.
KBL의 NBA 챌린지 도입 시도에 전 감독은 “NBA 챌린지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오히려 NBA 제도를 도입하려면 일리걸 디펜스를 다시 하는 게 더 맞지 않나 싶다. 일리걸 디펜스가 있을 때 기술있는 선수들이 살고, 다득점 경기가 나올 수 있다. 요즘 NBA처럼 화려한 농구가 유행인데 공격 우선인 NBA처럼 하면 100점대 경기도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정수비를 뜻하는 일리걸 디펜스는 과거 지역방어를 서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다. 자유로운 돌파를 권장하는 규정이기도 하다. KBL 초창기 일리걸 디펜스 효과로 1997시즌 팀 평균 득점이 95.5점이나 됐다. 하지만 2002~2003시즌을 앞두고 일리걸 디펜스는 폐지됐고, 대신 수비자 3초룰이 도입됐다. 이후 수비적인 농구가 득세했다.
일리걸 디펜스가 폐지된 배경 중 하나는 한국 농구대표팀의 세계 대회 경쟁력 저하다. FIBA(국제농구연맹)룰에 최대한 맞추고, 공도 국제대회에서 사용하는 공을 쓰고 있다. 전 감독 역시 “국제대회에서 존(지역방어)도 못 서고, 공도 익숙하지 않다고 해서 바뀌었다. 하지만 변화를 원한다면 챌린지보다는 일리걸 디펜스 부활이 더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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