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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사진 | SK이노베이션

[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지금의 어려움이 결코 두렵지 않다. SK이노베이션을 더욱 강하게 만들고 새롭게 변화시키는 자양분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회사 내부 뉴스 채널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장기간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시황 및 저조한 실적 등 경영상의 어려움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또 김 사장은 새해 들어 미국과 스위스를 돌며 참석한 CES 2020, 다보스포럼을 비롯해 올해 경영목표에 대한 소회도 풀어냈다.

김 사장은 지난 20~24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진행된 세계경제포럼인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던 소감과 관련해 “포럼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다. 경영의 최우선 목적이 주주가치 극대화가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목적함수를 ‘행복’으로 변경한 것도 그런 그림에서 봐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며 “회사와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키우는데 필요한 것들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지난 7~1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20’에도 참석했다. 그는 “CES와 크게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SK이노베이션의 참가는 사실 의구심이 들 수 있다. 그러나 CES라는 플랫폼을 통해 우리 사업을 어떻게 더 크게 키워나갈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번 CES 2020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인더스트리 간 영역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전자상거래 업체가 픽업트럭을, 전자업체가 AI를 기반으로 한 콘셉트 차량을, 자동차 회사는 플라잉 카 같은 새로운 모빌리티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SK이노베이션이 할 수 있는 영역이 더 커진 느낌”이라고 했다.

김 사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를 ‘새로운 10년 항해를 위한 토대를 다지는 해’라며 ‘고객 행복의 혁신’이란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고객 행복의 혁신’에 대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디자인해 고객과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방식으로 고민한 것 중의 하나가 기존 B2B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넘어선 B2B2C 개념이고 그것을 실행하는 방법으로 제시한 것이 ‘SK Inside’다. ‘SK Inside’는 SK이노베이션이 B를 통해 최종적으로 C에게 제공하는 차별적 우위의 기술과 제품들을 하나로 묶어 놓은 것이다. 혁신적인 e-모빌리티에 SK이노베이션의 기술과 제품이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SK이노베이션은 e-모빌리티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배터리, 뼈대라고 할 수 있는 초경량소재, 혈액의 구실을 하는 각종 윤활유, 얼굴에 해당하는 디스플레이 소재 FCW등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솔루션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현재의 어려운 경영환경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는 질문에 “긴 겨울로 대표되는 알래스카에서 생존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춘 SK이노베이션은 이제 무대를 약육강식이 강하게 지배하는 아프리카 초원으로 옮겨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가 찾으려고 하는 길은 먹이사슬에서 일시적으로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생존,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표현했다. 아울러 그는 “과거의 방정식으로는 답을 찾을 수 없다. 우리는 전혀 새로운 방정식을 찾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고 그 방향으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뚜벅뚜벅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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