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건강식품 구매
편의점 CU에서 건강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모습. 제공| BGF리테일

[스포츠서울 동효정 기자] CU를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이 상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이 2015년 메르스 때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CU가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 기준 약 한 달(1월 20일~2월 16일)간 주요 상품들의 점당 평균 매출을 메르스 같은 기간(2015년 5월 20일~6월 16일)과 비교 분석했더니 감염병 유행 기간 필수품이 된 마스크의 올해 매출이 67.6%나 더 높았다.

같은 호흡기 감염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올해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아직 국내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메르스 당시 약 20%에 이르는 높은 치사율과 최근 중국의 대규모 감염사태에 대한 학습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손세정제 30.2%, 비누21.9%, 가글용품 18.9% 등 다른 위생용품들의 매출도 메르스 때보다 크게 올랐고 감기약, 해열제 등 안전상비의약품 매출 역시 57.2%로 큰 폭으로 신장했다.

메르스 때보다 가장 높은 매출신장률을 보인 제품은 건강기능식품으로 무려 864.7%에 달했다.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소비자들이 홍삼, 유산균, 비타민 등이 함유된 제품을 많이 찾았기 때문이다. 한방 음료 등 기능성 음료도 덩달아 20.6% 매출이 올랐다.

대면 접촉을 피하기 위해 외부활동을 자제하면서 가까운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하는 수요도 증가했다.

최근 한 달 CU의 도시락 매출은 메르스 때와 비교해 32.2% 더 높았으며 김밥 65.9%, 즉석식 93.9%, 시리얼 61.6%, 육가공류 29.2% 매출이 올랐다. 또한, 외식이 줄어들면서 반찬류 29.0% 농산식재료 27.4% 과일 27.2% 판매가 늘었다.

CU가 요기요를 통해 운영하고 있는 배달서비스의 이용 건수도 최근 한 달 동안 평소 대비 68.5% 껑충 뛰었으며 업계에서 유일하게 진행한 지난주 밸런타인데이 상품 배달 이용 건수는 지난해 빼빼로데이 시즌 대비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에 메르스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5년 메르스로 인한 우리 경제 성장률 하락 효과는 각각 연간 0.1%포인트, 0.3%포인트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실제 정부는 이달 1∼10일 일평균 수출액은 15억8000만 달러에서 15억3000만 달러로 3.2% 줄었다고 발표했다.

내수도 심각하다. 지난달 24∼31일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수가 1년 전보다 하루 11% 꼴로 줄었다. 이달엔 더 감소세가 확대하고 있다. 관광객 대상 음식점·카페 방문객이 감소하고, 명동과 남대문시장 매출이 80%, 광장시장 매출은 50∼70% 줄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충격으로 한국의 전년 동기 대비 1분기 성장률이 최소 0.8∼1.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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