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외인
삼성 살라디노, 라이블리, 뷰캐넌(왼쪽부터)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공 | 삼성라이온즈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올해는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떨쳐낼 수 있을까. 최근 몇 년 동안 삼성 선발진의 가장 큰 문제는 잇단 외국인 투수의 실패였다. 전력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 투수 듀오가 모두 부진하니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없었다. 올시즌 삼성 선발진의 원투펀치를 맡을 벤 라이블리와 데이비드 뷰캐넌의 역할이 막중한 이유다.

두 외국인 투수에 대한 기대가 크다. 라이블리는 최근 4년 동안 삼성이 영입한 외국인 투수 중 유일한 재계약 선수다. 지난 시즌 중반 대체 선수로 들어와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재계약에 골인했다. 데이비드 뷰캐넌은 지난 시즌 일본 무대에선 다소 부진했지만 라이온즈파크의 특성에 부합하는 투수다. 라이블리와 뷰캐넌 모두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된 스프링 캠프 연습 경기에서 특유의 땅볼 유도 능력을 뽐내며 허삼영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땅볼 유도형 투수들에게 필수인 내야 수비도 반복된 수비 훈련과 멀티 포지션 능력 배양으로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가다. 허 감독은 “이번 캠프 키워드는 기본기, 팀 전술, 팀 워크였다. 팀 워크, 전술훈련은 충분히 했고, 기본기 훈련도 생각 이상으로 준비가 잘 됐다”면서 야수들이 두 외국인 투수들을 도울 준비가 잘 됐다고 밝혔다.

20200203162410353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왼쪽)과 벤 라이블리. 제공 | 삼성라이온즈

그러나 라이블리는 100% 믿음을 주기엔 아직 부족하고, 뷰캐넌은 올해가 KBO리그 데뷔 시즌이다. 검증이 안됐다. 토종 투수진도 마찬가지다. 3선발로 낙점된 백정현은 기복이 있고, 나머지 두 자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구위로 상대 타선을 윽박지르는 강속구 투수가 부족한 것도 삼성 선발진의 약점 중 하나다.

삼성 허삼영 감독이 플랜B를 준비하는 이유다. 지난해 신인왕 경쟁을 펼쳤던 원태인,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전천후 활약이 가능한 최채흥, 그리고 지난해 열린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사자군단 유니폼을 입은 황동재와 허윤동도 경산볼파크에서 오치아이 에이지 2군 감독 지도하에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불펜에서 뛸 예정이지만 데뷔 시즌 선발로 가능성을 보인 양창섭도 있다. 특히 원태인과 최채흥은 5선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만큼 올해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허 감독은 “선수들의 역량에서도 발전이 있었다”며 만족해했다.

[포토] 원태인 \'비장한 표정으로 입국\'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한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이 일본 정부의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 여파로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조기 입국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삼성은 스프링 캠프 종료 후 외국인 투수들을 모두 고국으로 돌려보냈다. 개막 2주전 팀에 합류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 상황이 호전되면서 일부 구단에선 조기 귀국을 고려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삼성은 연고지가 확진자가 가장 많은 대구다보니 조기 귀국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삼성은 아직 조기 귀국을 고려하고 있지 않으면서 추이를 살피고 있다. 만약 타팀이 조기 귀국 결정을 내리고 삼성만 늦어진다면 불리함을 안을 수 밖에 없다. 허 감독은 “선수들과의 신뢰감이 있다. 신뢰감 속에서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준비를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지만 외국인 투수들이 개별 훈련을 통해 단체 훈련에 버금갈만한 몸상태를 만들어올지 미지수다.

superpow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