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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왼쪽)와 BBC 드라마 ‘닥터 포스터’ 출처|JTBC

[스포츠서울 안은재 인턴기자]화제의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2015년 방영한 영국 BBC 드라마 ‘닥터 포스터’를 원작으로 한다. ‘부부의 세계’는 불륜·복수극이라는 점에서 원작과 큰 틀은 비슷하지만 디테일은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각색했다.

8회까지 방영된 ‘부부의 세계’와 원작이 다른 점은 무엇인지, 영국드라마가 어떻게 한국에서 ‘마라맛’ 불륜드라마로 재탄생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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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부부의 세계’에서 주인공 지선우(오른쪽)에게 호감을 드러내는 김윤기. 출처|JTBC

먼저 지선우(김희애 분)에게 관심을 보이는 김윤기(이무생 분)는 원작 ‘닥터 포스터’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는 삼각관계가 빠지면 섭섭한 한국드라마의 특성을 잘 살려주는 ‘부부의 세계’만의 오리지널 캐릭터이자 매력적인 서브남이다.

김윤기는 이혼 전력이 있는 독신남으로 지선우와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직장 동료다. 의도치않게 지선우의 이혼 과정을 지켜보면서 동병상련의 감정이 싹텄고 이후 그는 지선우에 호감을 느끼게 됐다. 김윤기는 지선우의 집에 괴한이 들었을 때 누구보다 먼저 선우의 집을 찾았고, 전남편 이태오(박해준 분)와 기싸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의 등장은 친구의 배신과 아들의 침묵에 기댈 곳이 사라진 지선우에게 한 줄기 빛이었다. 시청자들은 그가 지선우의 든든한 아군이 되어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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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포스터’의 시어머니, ‘부부의 세계’ 속 시어머니와 그들을 대하는 지선우(위부터). 출처|JTBC·BBC

부부의 세계는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관계를 더 자극적인 ‘매운맛’으로 각색했다.

지선우의 시어머니 배정심이 “아들의 외도를 눈감아달라”며 오히려 선우를 책망하는 장면은 원작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3화에서 배정심이 “태오가 오죽했으면 그랬겠냐. 네가 숨쉴 틈만 줬어도 한 눈 안 팔았다”고 외치는 장면은 많은 이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지선우는 시어머니에게 태오와의 정면 승부를 예고했고 그 뒤 시어머니는 병세가 악화돼 세상을 떠났다.

반면 원작 ‘닥터 포스터’에서는 시어머니가 아들의 외도에 대해 주인공 엠마에게 미안한 감정을 보인다. ‘닥터 포스터’의 시어머니는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자살하는 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부부의 세계’에서 시어머니가 아들의 외도를 감싸는 장면이나 아들 이름으로 보험 대출을 받아 불륜녀의 가방을 사주는 장면 등은 원작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장면들은 하나 같이 시청자들의 분노 버튼을 눌렀고, 격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원작을 한국 정서에 맞게 각색해 재미를 극대화했고 그 결과 온 국민이 열광하는 ‘마라맛’ 불륜 드라마에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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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부부의 세계’ 포스터. 출처|JTBC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높은 화제성도 견인하고 있다. 지난 8회에는 드디어 시청률 20%(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를 돌파하며 ‘국민 드라마’로 역대급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드라마는 이제 지선우와 이태오가 이혼한 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는 원작 ‘닥터 포스터-시즌2’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부부의 세계’가 원작과는 또 다른 결말을 맞이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unja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