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배정대 \'안타 쳤어\'
2020 KBO리그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배정대가 3회말 1사 좌전 안타를 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수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배)정대야 너는 더 이상 잘하면 안 된다.”

17일 KT와 삼성의 경기가 열리는 수원 KT위즈파크. KT 이강철 감독의 시선이 옆에서 배팅 훈련을 하고 있는 배정대에게로 향했다. 마침 취재진과 배정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다. 이 감독은 흐뭇한 미소와 함께 배정대에게 “잘하지 말라”는 말을 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그간 배정대는 수비 능력은 인정을 받았지만 타격에서 아쉬움이 남는 선수로 꼽혀왔다. 하지만 올해 스프링 캠프를 거치면서 타격 능력 향상을 이뤄냈고, 이 감독은 배정대를 주전 중견수로 낙점하며 하위 타선에 배치했다. 배정대는 개막 후 1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4, 5타점, 5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915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이 감독이 “기대 이상이다. 본인의 역할을 120% 이상 해주고 있다”며 대만족한 이유다.

이런 배정대를 두고 이 감독이 ‘잘하지 말라’고 한 것은 강백호와 관련이 있다. 이날 강백호는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의 조명을 받았다. ESPN은 강백호를 ‘주목할 유망주’라고 소개하면서 당장 다음 달 열리는 드래프트에 나와도 1라운드 상위 순번으로 지명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를 전해들은 이 감독은 배정대에게 “너도 잘하면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나간다는 기사 나온다”고 농을 쳐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배정대가 빅리그의 레이더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배정대도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농담은 잠깐. 3연승을 노리고 있는 이 감독은 곧이어 배정대에게 “오늘은 잘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 감독은 “정대는 지금 위치에 고정할 것이다. 괜히 잘한다고 상위 타순으로 올렸다가 본인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배정대에 대한 이 감독의 신뢰는 매우 두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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