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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권오철 기자 konplash@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Knock In Knock Out) 피해기업들이 금융당국에 키코상품의 공정성에 대한 ‘수학적 증명’을 요구할 예정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키코는 불공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7년 전 대법원 판결의 도출 과정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14일 키코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대책위는 오는 17일 오후 2시 금융감독원과 면담을 갖고 ‘키코상품의 공정성에 대한 수학적 증명’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변동하면 약정한 환율에 외화를 팔 수 있는 파생금융상품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우리나라의 환율 급등으로 은행과 키코계약을 맺은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대법원은 2013년 키코는 공정했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지만 이후 대법원의 판결 도출 과정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대법원은 키코 계약에서 은행의 마진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불공정한 계약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해야겠지만 대법원이 적용한 마진율 산정방법은 어디에도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이 처음부터 납득할 수 없는 계산공식을 적용해 키코에 대한 그릇된 결론을 냈다는 얘기다.

대책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법원 판결에 대한 수학적 접근은 이슈화되지 않았다. 그동안 은행사의 불완전판매를 관철시키려고 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대법원 판결의 오류를 가지고 싸울 것”이라며 “사법농단에 키코 사건도 포함되기 때문에 국회와 공조해 법관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궁극적으로 키코사태에 대한 재조사가 이뤄져 수백개 피해 기업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한편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신한, 우리, 하나, 대구, 씨티, 산업은행 등 6개 은행에 4곳의 키코 피해기업에 대한 보상을 권고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이 이를 거절했다. 이후 금감원은 4곳의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145곳의 피해기업의 분쟁과 관련된 KB국민, IBK기업, NH농협, SC제일, HSBC은행 등 5개 은행과 나머지 은행들을 대상으로 자율조정 은행협의체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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