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20200503-1435-51-28
3일 경기도 이천시 창전동 이천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물류창고 화재 합동분향소에서 추모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스포츠서울 안은재 인턴기자] 지난 4월 29일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친 이천 물류창고 공사 현장 화재의 원인은 용접 불티에 의한 것이라고 경찰이 15일 밝혔다.

이천 화재 뿐만 아니라 2008년 8명 사망·4명 부상 서이천 물류창고 화재, 2014년 9명 사망·69명 부상 고양 종합터미널 화재, 2017년 4명 사망·47명 부상 화성 동탄 메타폴리스 상가 화재도 모두 용접 불티에 의한 것이었다.

경찰이 발표한 이천 화재 참사 중간수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물류창고 건물 지하 2층에서 근로자가 유니트쿨러(실내기) 배관에 대한 산소용접 작업을 진행하던 중 발생한 불티가 천장의 벽면 속에 도포돼 있던 우레탄 폼에 붙어 발생했다.

이처럼 용접 불티가 화재로 번지는 경우는 부지기수인데,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에 따르면 용접 불티로 인한 화재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100여 건씩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4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산업안전보건법의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를 강화했다. 하지만 관련 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판박이 인재가 되풀이 되는 데 대해 공사 현장에서는 “돈 앞에서 가장 먼저 무시되는 것이 안전”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이천 화재도 이러한 안전조치 의무가 전혀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관계자는 “공기 단축, 안전을 도외시한 피난 대피로와 방화문 폐쇄, 임의시공, 화재 및 폭발 위험작업의 동시 시공, 임시 소방시설과 비상 경보장치 미설치, 안전관리자 미배치, 화재 예방·피난 교육 미실시 등 다수의 안전수칙 미준수 사실이 확인됐다”라고 전했다.

현장에서는 안전관리 예산을 공사 규모에 맞춰 일정 비율로 고정해 최저 입찰과 별도로 산정하도록 하는 등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eunja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