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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선발에서 불펜으로 전환한 김민(KT)이 KT 불펜 강화의 ‘키’가 될 수 있을까.
김민이 불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당초 김민은 KT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아 2020시즌을 맞이했다. 하지만 선발로 나선 성적은 썩 좋지 않았다. 6경기에 나서 2승3패, 평균자책점 9.62를 기록했는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탈삼진을 15개 잡는 동안 볼넷을 21개 내줄만큼 제구도 잘 되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10일 KIA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투구 도중 어깨 통증을 호소해 조기 강판되는 불운을 맛봤다. 검진 결과 가벼운 염증 소견을 받았지만 김민에겐 너무나 아쉬운 마무리였다.
이강철 감독은 과거 투수 파트와 상의하에 김민이 선발에서 잘 풀리지 않을시 불펜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했다. 올시즌 KT 불펜이 부진 혹은 부상으로 헐거워져 있기에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가 필요했는데, 김민이 불펜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을 자원으로 낙점됐다. 어깨 통증을 털어낸 김민은 지난달 26일과 28일 NC를 상대로 총 2이닝을 소화했다. 선발이 아닌 중간으로 나서며 불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구속이 150㎞가 나올 정도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감독은 “김민을 중간에서 써보려고 준비시키고 있다. 최근 퓨처스리그 등판 내용은 좋더라. 김민이 중간에 들어가면 150㎞ 이상의 공도 뿌릴 수 있고, 우타자 상대 경쟁력도 올라간다. 중간에서 이닝도 길게 가져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바로 올릴 생각은 없다. 이 감독이 생각하는 기준에 합격해야 한다. 이 감독은 “우선 제구가 잘 돼야한다. 퓨처스리그에서 공을 더 던지면서 안정되면 1군에 올려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시즌 초반부터 불펜 투수들이 집단 난조를 보이며 어려움에 봉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즌 개막이 늦어진 게 약이 될 줄 알았지만 오히려 독이 된 모양새다. 이 감독은 “그나마 조현우가 중간에서 잘해주고 있어서 다행이다. 추격조로 활용할 투수가 있으면 좋겠는데 마땅한 투수가 없다보니 기존 불펜 투수들이 나가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쓸만한 투수가 한 명만 더 있어도 돌려가며 활용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해 필승조 투수가 추격조도 겸하는 상황이 나오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한정된 자원으로 불펜 운용을 하다보니 과부하가 걸리는 상황이다. 이 감독 입장에선 하루빨리 김민이 정상 컨디션을 찾아 1군에 힘을 보태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다. 선발에서 쓴 맛을 본 김민이 불펜에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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