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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오른쪽)이 유재남의 얼굴에 펀치를 성공시키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이주상기자] “관심을 받으니까 욕해도 기분 좋다. 관심 가지고 지켜봐 주시고, 욕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실력도 매서웠지만 멘탈도 강했다.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핫식스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ARC 002가 열렸다.

이날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18살 소년 이정현(18·싸비MMA)이 15전의 베테랑인 33살 유재남(33·원주 로드짐)을 꺾은 것. 두 선수는 경기에 앞서 설전을 벌이며 팬들의 호기심을 샀던 터라 더욱 관심을 끌었다.

경기는 이정현의 3라운드 판정승으로 끝났다. 프로 1전의 경험밖에 없는 이정현은 라운드 내내 유재남을 압박했다. 접근전에서는 전광석화와 같은 타격으로, 원거리에서는 킥으로 유재남을 괴롭혔다. ‘서브미션의 달인’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그라운드 기술이 뛰어났던 유재남을 원천 봉쇄시키며 자신의 의도대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놀라운 경기력과 패기로 이정현은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이끌어냈다.

이정현은 승리 후 백스테이지 인터뷰에서 “거만해 보일 수 있는데 KO를 노리고 있었다. 근데 KO가 노리고 있으니까 안 됐다. 집중해서 이기는 쪽으로만 생각했다. 솔직히 경기가 안 풀렸다”며 “이겨서 너무 좋다. 아무나 붙여주면 다 때려 부수겠다. ROAD FC에서 재밌는 경기를 하고, 대표하는 파이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도발하면서 안 좋은 댓글도 많이 달렸다. 나는 그것도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관심을 받으니까, 욕해주면 기분 좋다. 관심 가지고 지켜봐 주시고, 욕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강한 정신력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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