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삼진 라모스 \'유인구에 속았어\'
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라모스가 3회말 2사 헛스윙 삼진아웃을 당하고 있다. 2020. 8. 12.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되돌아보면 시작점은 더블헤더였다. 올시즌 두 번째 더블헤더를 소화한 후 허리통증으로 일주일 가량 이탈했고 이후 하향곡선을 그렸다. 최근 모습은 더 심각하다. 일발장타는 여전하지만 타석에서 내용 자체가 안 좋다. 최고의 5월을 보낸 뒤 좀처럼 당시 모습을 되찾지 못하는 LG 로베르토 라모스(26) 얘기다.

시작은 강렬했다. 라모스는 5월 한 달 동안 23경기에 출장해 타율 0.375 10홈런 2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264를 기록했다. 장타율이 무려 0.813에 달했고 홈런 하나하나가 영양가 만점이었다. 대역전 발판을 만드는 홈런부터 끝내기 만루포까지 LG의 5월 질주 한 가운데에 라모스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6월 11일 잠실구장에서 SK와 더블헤더 두 경기를 모두 소화한 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허리통증이 원인이었다. 부상자명단에 올랐다가 6월 18일 대전 한화전부터 복귀했는데 이때부터 타율이 내리막이다. 복귀시점부터 지난 12일 잠실 KIA전까지 43경기 성적은 타율 0.235 8홈런 19타점 OPS 0.735다. 타율을 한 달 단위로 나누면 6월 0.284, 7월 0.270에 이어 8월에는 0.161까지 떨어졌다.

LG 류중일 감독은 “더블헤더는 선발투수도 많이 필요하지만 일단 경기에 뛰는 선수들부터 힘들다. 두 경기 다 나가는 야수는 특히 힘들다. 체력소모가 굉장히 크고 부상 걱정도 앞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류 감독은 ‘라모스의 허리통증도 두 번째 더블헤더 후 나왔다’는 취재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밖에서는 더블헤더를 쉽게 생각하는데 실제로 해보면 굉장히 힘들다”고 강조했다. LG는 라모스가 허리통증을 느낀 후에는 장거리 원정 다음날 지명타자로 기용한다. 지난주에도 라모스는 광주 주중 3연전을 치른 뒤 고척경기 첫 날 지명타자로 출장했다. 하지만 허리통증을 최근 부진의 원인으로 단정짓기도 어렵다. 라모스가 1루 수비에 임하는 모습이 그렇다. 주루플레이도 딱히 아파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라모스의 부진 원인은 몸상태보다는 흔들리는 선구안과 타격 메커닉, 이로인해 떨어진 자신감, 그리고 상대의 반복된 하이패스트볼 구사로 보는 게 타당하다. 7월까지는 볼넷도 꾸준히 얻었던 라모스지만 8월 들어 볼넷이 급격히 줄었다. 자신의 핫존인 몸쪽 가운데에서 낮은 코스에 헛스윙을 반복하고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인다. 상대 투수들은 연일 라모스를 만날 때마다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공을 던진다. 물론 실투도 자주 나오지만 그 실투를 장타로 연결시키는 모습이 점점 줄고 있다.

류 감독은 ‘라모스가 5월 모습을 되찾는다면 다시 라모스를 4번에 배치할 수 있나?’는 질문에 “계속 6번에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5월 맹타가 신기루였다면 김현수는 물론 채은성, 이형종, 김민성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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