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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박건하호’가 외국인 선수 전원이 빠진 악재 속에서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8강 무대에 올랐다.

박건하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은 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 ACL 16강전에서 3-2 역전승을 따냈다. 수원은 전반 20분에 선제 실점하며 0-1로 끌려갔지만, 후반에만 3골을 뽑아내는 저력을 발휘하며 8강 막차 티켓을 따냈다. 수원의 ACL 8강 진출은 2018시즌 이후 2년 만이다.

당초 수원의 ACL 8강 진출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수원은 외국인 선수 전원이 ACL에 불참했다. 크르피치는 계약이 만료됐고, 타가트 , 헨리, 안토니스는 모두 부상으로 이탈했다. 더욱이 지난 2월 비셀고베(일본)에 패한 1패를 안고 시작한 수원이었기에 고단한 행보가 전망됐다. 하지만 수원은 보란 듯이 이를 깼다. 외국인 선수 공백 우려는, 한 발 더 뛰는 축구로 상쇄했다. 역설적으로 국내 선수들로 구성된 선수단의 조직력은 오히려 탄탄했다. 이날 주전 수비수 민상기가 경고 누적으로 빠졌지만, 양상민을 필두로 박대원과 장호익이 몸을 사리지 않은 수비로 승리를 끝까지 지켜냈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붙박이 주전으로 나서고 있는 김태환이 강력한 왼발 슛으로 포문을 열었고, 부상과 컨디션 난조를 극복하고 돌아온 김건희는 골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포스트 플레이에 이은 연계 플레이로 박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박 감독도 만족스러워했다. 그는 “(카타르에) 오기 전에는 힘든 상황에서 출발했다. 첫 경기를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경기를 할수록 발전하고 강해지는 걸 느끼고 있다. 선수들이 정신적, 체력적으로 잘 준비돼 있기에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비셀고베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힌 김민우는 “외국인 선수가 없기 때문에 약체라는 평가를 받은 게 선수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 한 발 더 뛰고, 소통이 잘되는 부분은 장점이라고 본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수원은 2년 전처럼 ACL 4강 진출을 노린다. 또 수원이 기세를 이어 페르세 폴리스(이란)을 꺾고 아시아 정상에 서게 되면, 다음시즌 ACL 진출권을 확보하게 된다. 그러면 올시즌을 5위로 마친 대구FC의 ACL 진출권은 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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