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펜트하우스’의 인기가 고공행진 중이다. 김순옥 작가의 마라맛 극본 뿐 아니라 배우들의 열연이 신드롬을 뒷받침한다.

SBS ‘펜트하우스’는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초반에는 ‘마라맛’이라는 자극적인 소재의 특성상 매니아층에 국한됐다면 이제는 대중적인 화제성까지 얻으며 매회 시청률도 최고기록을 경신 중이다.

최근 마의 20%대를 돌파한 ‘펜트하우스’는 지난 15일 방송이 23.3%(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천서진(김소연 분)이 부친의 죽음 앞에서도 광기 어린 모습으로 폭주하며 놀라움을 안겼다.

이처럼 현실에서 마주하기 힘든 극화된 인물들도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캐릭터 맛집’이 완성됐다. 단순히 연기력 뿐 아니라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나 정형성을 탈피한 점이 더욱 주요 포인트로 꼽힌다. 원조 요정으로 드라마에서 주로 선한 역을 도맡았던 유진은 복수를 꿈꾸는 야망녀 오윤희로 분해 헤라팰리스에 입성했다. 이어서 예능에 나왔다 하면 엉뚱하고 순수한 매력으로 긍정 에너지를 전파하는 김소연도 MBC ‘이브의 모든 것’ 이후 꼬박 20년만에 악역으로 변신했다. 그동안 사랑스러운 검사, 카리스마 넘치는 요원 등 다양한 시도를 했던 김소연은 천서진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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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표독하고 광기 넘치는 천서진의 악행은 올해 가장 강렬한 악녀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평소의 김소연과의 온도차는 천서진의 진가를 더욱 배가 시킨다. 까맣게 물든 머리와 그와 대비되는 밝은 색의 눈썹은 천서진의 서늘함을 높이고, 붉은 립스틱으로 캐릭터를 대변한다. 이처럼 내적, 외적인 노력이 더해져 김소연 표 천서진이 완성됐고, 매회 명장면을 탄생시킨다.

극 초반 기괴한 모습으로 엉뚱함을 보였던 구호동 역의 박은석도 시청자들의 뇌리게 깊게 박혔다. 민설아(조수민)의 양오빠였음이 밝혀지며 캐릭터도 급변했다. 극과 극 반전매력으로 데뷔 후 가장 인상 깊은 필모그래피를 펼치고 있다. 더불어 2년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이지아의 ‘열일’과 전작에서부터 김순옥 작가에게 인정 받은 신은경, 봉태규, 윤종훈, SBS ‘스토브리그’ 후 연기변신에 나선 하도권에 10대 역할의 배우들까지 연기구멍 없는 열연으로 앙상블을 완성했다.

어느 하나 평범한 인물이 없지만, 꽤나 잘 어우러진다. ‘한 번도 안 볼 수는 있지만, 한 번만 볼 수 없다’던 너스레도 현실이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우 입장에서 전혀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건 리스크가 크다. 그러나 잘 해내기만 하면 효과 역시 배가 된다”며 “‘펜트하우스’는 정말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어느 하나 묻힘이 없다. 다소 과할때도 있지만 주조연을 막론하고 임팩트가 큰 작품이라 시즌 2, 3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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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