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2020신인드래프트
kbo2021신인드래프트. 제공=KBO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취지에 맞게 제대로 하자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KBO리그가 이르면 내년 메이저리그(ML)식 룰5드래프트와 비슷한 제도를 만들어 낼 계획이다. 실효성 논란으로 폐지해야 한다던 2차드래프트를 이른바 ‘2군 베테랑’들에게 1군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수정한다는 뜻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16일 개최한 이사회(사장회의)에서 2차드래프트 폐지를 보류한 이유다.

이사회 참석자들은 “선수 수급과 순환 방식 확대를 위해서는 2차 드래프트가 존속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현재 2차드래프트는 불합리한 측면이 많아 실정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각 구단 사장들이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2차 드래프트 도입 당시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새해 열릴 첫 번째 실행위원회(단장회의)에서 당장 도입될지는 미지수이지만 폭넓은 토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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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긴급 이사회 모습.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제대로 된 ML식 룰5드래프트 도입을 위해 10개구단뿐만 아니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를 비롯해 야구 관계자들에게 폭 넓게 의견을 청취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17일 선수협 김용기 사무총장 권한대행이 KBO를 방문해 의견을 전달한다. 선수협 양의지 회장은 “2차드래프트는 도입 취지 자체가 저연차, 저연봉 선수들에게 1군에서 뛸 기회를 주자는 것이었다. 순기능도 있고 일부 부작용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선수 입장에서는 많은 선수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 마련이 절실하다. 선수협 차원에서도 각 구단 선수들의 의견을 수렴해 KBO에 전달할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2차드래프트는 지난 2011년 도입했다. 선수 순환 방식을 확대하자는 취지로 도입했는데, 당시 NC가 창단하면서 신생팀과 프리에이전트(FA) 영입 외에는 선수를 수급할 방법이 없어 2년에 한 번씩 기존 선수를 대상으로 최대 세 명씩 영입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보호선수 규모를 두고 이견이 나왔고, 2~3년차 젊은 선수들도 지명대상에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두산처럼 육성 시스템이 잘 갖춰진 팀은 출혈만 발생하고, 키움처럼 자금력이 약한 팀은 지명을 하지 않는 등 불균형 논란도 야기 됐다. NC가 올해 통합우승을 차지했고, 10구단 KT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등 신생팀의 선수수급 루트가 안정화됐다는 점도 2차드래프트 폐지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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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각 구단 사장들은 “선수 수급 방식이 다양해지는 것은 리그 발전을 위해서도 도움이 된다. 2차드래프트를 폐지하는 쪽보다는 보완해 제대로 된 제도를 만드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실행위 의견을 뒤집었다. 이사회에서는 입단 후 5~6년 이상 뛰면서 1군 경험을 하지 못한 선수를 대상으로 삼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ML는 18세 이하와 19세 이상 등 지명 시기로 구분해 4~5년간 40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선수들이 룰5드래프트 대상자가 된다. 룰5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선수는 한 시즌동안 25인 로스터에 반드시 등록해야 해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는 제도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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