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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폴란드 신화의 주역들이 2년 만에 뭉친다. 김학범호에 활기를 더할 만한 요소다.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6월 가나와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총 28명의 선수를 선발했다. 이들 중 5명은 2년 전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할 때 핵심 구실을 했던 선수들이다. 특히 공격 쪽에 집중되어 있다. 당시 대회 MVP를 차지한 이강인을 비롯해 스트라이커 오세훈, 윙어 엄원상, 측면과 최전방 모두를 소화하는 조영욱 등이 있다. 수비수 이지솔도 오랜만에 김 감독 선택을 받았다.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훈련을 함께하기도 했던 정우영도 이들과 한 그룹에 속했다고 볼 수 있다.
이강인의 경우 김 감독과 호흡을 맞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감독은 이강인의 기량을 높이 평가하고 꾸준히 호출하고 싶어 했는데 여러 사정으로 인해 성사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이강인 같은 천재형 선수를 잘 활용한다. 김두현을 한국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만든 사례도 있다. 김 감독은 이강인을 직접 관찰하기 위해 스페인 현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강인이 합류한 만큼 기존 공격수들과의 케미가 기대된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스페인 라리가라는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경쟁력을 증명했다. 감독의 외면 속 기회가 들쭉날쭉하기는 했지만 출전할 때마다 번뜩이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최종전에서는 현지 언론으로부터 ‘마스터피스’, ‘메시 같은 플레이’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컨디션은 충분히 좋은 상태다.
이강인이 올림픽대표팀에 들어오는 것은 처음이지만 낯익은 선수들이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에 적응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주전 스트라이커인 오세훈은 이강인과 호흡을 맞추며 강력한 조합을 구축했던 경험이 있다. 엄원상, 조영욱 등도 마찬가지다.
당시 이강인은 두 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형들을 이끌며 ‘막내형’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정정용 감독은 이강인을 중심으로 팀을 꾸리며 세계적인 강호들을 모두 무너뜨렸다. 이강인의 개인 능력은 당시 세계로부터 인정받았다. 이후 소속팀에서의 입지 때문에 성장세가 더디긴 하지만 올림픽 정도의 무대라면 이강인은 충분히 팀을 이끌 자질이 있다. 2년 만에 모인 준우승 주역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배경이다.
뿐만 아니라 김학범호에는 정우영이나 이동준처럼 스피드, 공간 침투 능력이 좋은 윙어들이 있다. 여기에 김진규, 이수빈, 백승호 등 아기자기한 플레이에 능숙한 기술 좋은 선수들까지 대거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이강인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패턴 플레이를 구사할 수 있다.
김 감독은 가나와의 두 경기를 통해 이강인 활용법을 찾고 올림픽에서의 경쟁력을 확인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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