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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왕년의 스타’ 장민석 J-SUN FC 감독이 지도자로서 성과를 내고 있다.
장 감독이 이끄는 J-SUN FC 18세 이하(U-18) 팀은 지난 8월 경남 고성에서 열린 제43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승팀은 클럽축구의 명가인 용인시축구센터 U-18 덕영고였다. 준결승에 오른 나머지 팀들은 대륜고와 천안제일고로 학원축구 전통의 강호들이었다.
반면 J-SUN FC는 지난 2015년 창단한 신생 클럽이다. 평소 유망주 육성이 관심이 많았던 장 감독은 집을 팔고 대출을 받아 경기도 남양주에 땅을 마련해 팀을 만들었다. 장 감독은 헌신적으로 팀을 이끌며 선수들을 지도했고 J-SUN FC는 주말리그, 전국대회 등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이제 유소년 축구계에서 인정받는 팀으로 성장했다.
지난 대회는 장 감독에게 특히 남달랐다. 결승으로 가는 과정이 험난했기 때문이다. 특히 8강전이 혈전 그 자체였다. J-SUN FC는 수원고와 정규시간 내에 1-1 무승부를 거뒀다. 결국 승부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는데 스코어는 무려 15-14가 나왔다. 선수 전원이 한 번씩 차고 또 반 바퀴를 도는 흔치 않은 경기였다. 장 감독은 “이런 경기는 처음이었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도 이런 적은 없었다. 정말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차라리 내가 차면 나을 텐데 선수들이 차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죽을 맛이었다”라며 웃었다. 이어 그는 “선수들이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자신감을 많이 얻은 것 같다.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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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팀에서 유럽리그에 진출한 선수까지 나왔다. 팀의 주요 선수인 최태우가 스페인 3부리그 소속 SS레이예스에 입단했다. 하부리그이긴 하지만 기량을 인정받아 스페인에서 꿈을 펼치게 됐다. 장 감독은 “의미 있는 성과라고 생각한다. 지도자 일을 하면서 선수들의 미래를 책임지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컸다. 클럽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선수가 나왔으니 다른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감독은 현역 시절 왕년의 스타였다. 1976년생인 그는 또래 사이에서 축구를 가장 잘하는 스트라이커로 꼽혔다. 1999년 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1순위로 전북 현대 지명을 받을 정도였다. 그러나 부상과 계약 문제 등으로 인해 꽃을 피우지 못했다. 그렇게 일찌감치 은퇴한 후 그는 홍익대와 용마중, 중랑FC 등을 거치며 지도자 과정을 밟았다. 학원, 유소년 축구계에서는 지도자로서 능력을 인정받았고, 이제 마침내 자신이 만든 클럽에서 하나씩 열매를 맺고 있다.
장 감독은 “저는 지금 팀에서 총감독 형태로 일을 하고 있다. 김길배 코치가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대신 저는 우리 선수들에게 하나라도 더 주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우리 팀에는 어려서부터 상처를 받은 선수들이 많이 있다. 저도 그 심경을 이해한다. 그 선수들이 앞으로 잘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 성적도 좋지만 축구선수로서 미래를 찾을 수 있는 팀으로 만들어가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