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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고척=남서영기자]KT가 ‘빅게임 피처’ 윌리엄 쿠에바스(31)의 호투로 한국시리즈(KS) 1차전을 가져갔다.
KT는 1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의 KS 1차전(7전4선승제)을 4-2로 승리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등판했던 쿠에바스의 힘이 컸다. 이날 선발 등판한 그는 7.2이닝 7안타 1실점 8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KT는 1차전 승리로 우승 확률 75.7%(28/37·1982년 1차전 무승부 제외)를 잡았다.
경기 전 KT 이강철 감독은 선발로 나서는 쿠에바스에 대해 “5이닝 1실점 정도 생각하고 있다. 6이닝까지 가면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 정도만 막아주면 게임을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쿠에바스는 이 감독의 기대 그 이상을 해냈다. 총 100개의 공을 던지며 삼진 8개를 낚아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쿠에바스는 이날 데일리 MVP에도 선정됐다.
쿠에바스는 후반기 강했다. 지난달 등판한 5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16을 기록했는데, 모두 6이닝을 넘겼고 3경기는 7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수원 NC전(7이닝 2실점)에서 108구를 던진 후, 단 이틀 휴식 후인 31일 삼성과의 타이브레이커(1위 결정전)에 선발 등판해 99구 7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KS 1차전에서도 쿠에바스는 빅게임 피처다웠다. 흔들림이 없었다. 1회초 3타자를 공 8개로 정리한 그는 3회초까지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위기도 있었다. 4회초 1사 2, 3루에 몰렸다. 하지만 후속 양석환과 박세혁을 삼진으로 막았다. 5회초에는 1사 후 강승호에게 3루타와 김재호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줘 실점했다. 하지만 호세 페르난데스를 2루 땅볼로 돌려세우며 위기없이 7회초까지 달렸다.
쿠에바스가 두산을 막는 동안 KT 타선도 힘을 냈다. 0-0으로 맞선 4회말 1사 2, 3루에서 장성우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얻었다. 1-1로 맞선 7회에는 이영하를 상대로 선두 배정대의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후 7회에만 3점을 더한 KT는 승기를 가져왔다.
경기 후 쿠에바스는 “선수들 모두 역할을 잘했다. 승리해서 자랑스럽다. 우승하는 게 팬들에게 보답하는 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1위 결정전과 비교하며 “압박감이 달랐던 건 아니었다. 시즌 중 치렀던 경기랑 똑같았다. 너무 긴장하면 다 보여줄 수 없다. 경기에 집중하고 즐기자는 마음으로 뛰었다”라고 했다.
KT는 지난해 PO 1차전에서 두산에 2-3으로 패하며 기선제압을 당했고 2차전까지 1-4로 졌다. 가을야구 경험에서 밀린 것. 하지만 1년 만에 1차전 승리를 따내며 상황을 반전시켰다. 우려했던 타선도 영양가 있는 득점에 성공했다. KT가 15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KS 2차전까지 잡으면 팀의 창단 첫 통합우승에 더 가까워진다.
nams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