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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당구 여제’ 김가영(38·신한금융투자)이 준우승 징크스를 깨고 마침내 LPBA 통산 2승을 달성했다.
김가영은 4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방송센터에서 끝난 2021~2022시즌 프로당구 LPBA 6차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강지은(크라운해태)을 세트스코어 4-1(11-6 11-6 10-11 11-1 11-6)로 꺾고 우승했다. 그가 LPBA투어에서 정상에 오른 건 지난 2019년 12월19일 프로당구 첫 시즌인 2019~2020시즌에 펼쳐진 ‘SK렌터카 챔피언십(6차 투어)’ 결승 이후 747일 만이다. 그 사이 그는 결승엔 세 차례(2020~2021 NH농협카드 챔피언십·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2021~2022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 올랐으나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김가영은 2승 달성 직후 지난 ‘준우승 세 번’ 얘기에 “중요한 순간 스스로 믿지 못하고 망설인다. 긴장할수록 샷이 뻣뻣해지고 그런 게 반복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첫 번째 우승할 땐 오히려 아는 게 없어서 겁도 없었고 과감했다. 무조건 공격만 생각했다. 점점 알수록 단단하지 못하고 겁이 났다. 제대로 치지 못하고 지면 다음 경기가 두렵고 성적이 좋지 않으면 좌절했다”며 “그래도 열심히 해왔고 언젠가 보상받는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이 그날인가 보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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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은 이날 결승에서 1,2세트를 따냈지만 수구를 바꿔치는 오구 파울을 범하며 3세트를 강지은에게 내줬다. 허무한 실수로 반격을 허용한터라 또 ‘준우승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그러나 4세트에 다시 무서운 집중력을 보였다. 1이닝 1점을 시작으로 6이닝 동안 단 한 번의 공타도 없이 꾸준히 득점을 쌓으며 11-1 완승했다. 승기를 잡은 그는 5세트에도 2-5로 뒤지다가 3이닝 1점을 시작으로 4이닝과 5이닝 연달아 4점씩 채우면서 11-6으로 경기를 끝냈다.
김가영은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과거 포켓 선수 시절부터 선의의 경쟁을 펼친 차유람과 격돌해 3-0 완승을 하기도 했다. ‘포켓 월드스타’로 활약하다가 프로당구 출범과 함께 3쿠션으로 전향한 그는 이제 완벽한 ‘당구 여제’로 도약하는 디딤돌을 놓았다. 김가영은 3쿠션 전향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것 등을 묻는 말에 “수구보다 적구를 눈이 쫓는 습관이 있어서 고치려고 하지만 막상 긴장하는 순간에는 놓치게 된다. 샷의 다양성과 속도 조절 등을 정리해 나가는 과정이 복잡하고 힘들었다”고 했다. 반면 포켓 경험이 도움이 된 것엔 “회전을 주지 않는 무회전으로 두께를 맞추면 남자 선수보다 잘 맞춘다. 하지만 회전이 들어가면 방향까지는 맞춰도 속도 조절은 어렵다. 포켓 선수가 3쿠션으로 넘어온다고 다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가영은 우승 상금 2000만 원과 시즌 랭킹포인트 2만 포인트를 받았다. 올 시즌 휴온스 챔피언십(3차 투어) 우승 이후 2승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준우승한 강지은은 상금 600만 원과 1만 포인트를 얻었다. 64강에서 에버리지 1.900를 기록한 이미래(TS샴푸)는 한 경기에서 가장 높은 에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컴저축은행 웰뱅톱랭킹’을 수상, 상금 200만 원을 받았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