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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러시아인 여러분, 고개를 드세요.’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의 ‘리빙 레전드’인 예브게니 플루셴코(40)가 최근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맞물린 세계 각국의 ‘러시아 보이콧’ 움직임에 SNS를 통해 이렇게 받아쳤다.
플루셴코는 6일(한국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사진을 게재하면서 ‘난 러시아인이다. 러시아인이라는 게 자랑스럽다. 이제까지 4개의 올림픽에서 4개의 메달을 조국 러시아에 안겼다’며 ‘인종차별을 멈춰라! 대량학살을 멈춰라! 파시즘을 멈춰라!’라고 적었다. 그는 영문으로 이 글을 남긴 뒤 러시아어로도 연달아 글을 남겼다. ‘4개의 메달을 조국 러시아에 안겼다’라는 부분까지는 비슷했는데 뒷부분은 ‘러시아인 여러분, 전 세계에 머리를 들고, 주저하지 말고 여러분이 러시아인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하세요!’라며 자국민에게 호소하는 내용을 담았다.
플루셴코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종목에 출전해 러시아에 금메달을 안겼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도 남자 싱글 은메달을 목에 건 그는 소치에서 단체전에서 다시 금메달을 따내는 등 러시아 피겨의 전설적인 선수로 활약해왔다.
플루셴코는 최근 스포츠계에 확산하는 ‘반러’ 움직임에 반발하는 목소리를 지속하고 있다. 이전에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스포츠와 정치가 별개라는 입장을 고수한다”며 주요 스포츠 국제연맹이 러시아의 대회 참가를 불허하거나 퇴출하는 움직임에 반발했다. 다만 “우리 대통령을 믿는다”는 코멘트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는 발언까지 곁들여 논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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