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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천재’ 강백호(23·KT)가 그라운드로 돌아온다. 뒤늦은 자신의 시즌 개막전 디데이(D-데이)가 잡혔다. 타깃은 ‘대투수’ 양현종(34·KIA)이다.
개막 직전 발가락 골절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강백호는 2일 전북 익산에 있는 KT 퓨처스팀 훈련장으로 향한다. 라이브배팅으로 타격감을 끌어 올리면서 베이스턴 등 주루플레이가 가능한지 점검하기 위해서다. 타격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지난달 31일과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치른 SSG와 원정경기에서 팀 타격훈련 때 배팅케이지에 들어가 홈런을 연신 때려냈다. KT 이강철 감독은 “수원에서는 10개 중 7개는 펜스 뒤로 보냈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스윙에 문제가 없다면, 대타는 가능하다. 그러나 선발로 출전하려면 주루플레이가 가능해야 한다. 부상 완쾌 때까지 지명타자로 나서더라도 주루 플레이해야 한다. 퓨처스팀에 합류해 라이브배팅과 주루 훈련을 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이날 훈련을 통증없이 소화하면, 3일 KIA와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한다. 경기 긴장감을 익히는 것도 복귀 훈련에 포함돼 있다. 서너타석 소화하고도 통증이 없으면, 수원으로 이동한다. 강백호의 1군 복귀 디데이는 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릴 KIA전이다.
타깃은 양현종인데, 하루 먼저 복귀전을 치르는 이유가 있을까. 이 감독은 “KIA가 4일 불펜 데이로 경기를 치르는 모양이더라. 여러 투수를 두루 상대할 수 있는 기회다. 5일은 양현종이 선발이니까 그 전에 리허설을 충분히 해둬야 싸울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KIA 한승혁이 체력 보강을 위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그가 등판해야 하는 4일은 불펜데이로 치를 수 있다는 김종국 감독의 구상을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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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에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이 구겨진 KT로서는 반등의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 강백호가 타선에 합류하면 “서 있기만 해도 위협적”이라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이왕 경기에 출전했다면 서 있지 말고 호쾌한 장타를 뿜어내는 게 좋다. 자신의 뒤늦은 시즌 개막전 상대가 양현종인 것보다는 하루 먼저 출전해 심리적 부담을 해소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또 하나. 양현종은 이날 이 감독을 뛰어넘는 기록에 도전한다. 지난달 31일 승리로 개인통산 152승을 따내 이 감독이 갖고 있던 ‘역대 최다승 3위’와 어깨를 나란히했다. 5일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면 ‘청출어람’을 실현하게 된다. 제자의 대기록 도전을 반기면서도 팀 사정이 급하니 최상의 라인업으로 응수하는 수밖에 없다. 강백호 카드는 팀 반등을 위한 ‘절대반지’인 셈이다.
강백호는 KBO리그 데뷔 후 양현종과 22번 상대했다. 삼진 6개를 당했고 안타 4개와 볼넷 3개를 빼앗았다. 2루타 1개를 때려냈지만 좋은 기억은 없다. 상대타율 0.211 열세를 떨치고 KT 반등과 양현종의 최다승 단독 3위를 저지할 수 있을까. 시선은 이미 수원에 쏠리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