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파워포지션에서 히팅 포인트까지 내려오는 궤적이 짧다. 임팩트 구간에서는 배트를 강하고 빠르게 던질줄 안다. 임팩트 순간, 뒷발(왼발)이 몸 뒤쪽으로 빠진다. 공과 배트가 만났을 때 왼발목은 회전을 끝내지 않았다. 콘택트 후 폴로스루로 이어질 때 왼발이 끌려 나간다. 스윙 중 가슴이 정면(투수쪽)을 지나 1루 더그아웃 쪽으로 회전할 때 끌려나갔던 왼발이 지지대 역할을 한다. 겨우 프로 3년차 전의산(22·SSG)은 ‘좋은 타자’가 갖춰야 할 요소를 꽤 많이 갖고 있다. 꾸준하다면, 기대해 볼 만하다.
‘홈런공장’ SSG에 뉴페이스가 등장했다. 2020년 신인2차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인천행 기차에 몸을 실은 경남고 4번타자 전의산이 데뷔 3년 만에 이름을 각인시키고 있다. 지난해까지 1군 기록은 없다. 가진 힘이 워낙 좋아 자체 평가전 등에서 4번타자로 나선 게 1군급 투수와 겨뤄본 전부다. 부진에 빠진 케빈 크론을 대신해 1군에 이름을 올린 그는 지난 8일 창원 NC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른 이래 다섯 경기에서 홈런 1개와 9안타 7타점 타율 0.474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
SSG 이진영 타격코치는 “(전)의산이게는 딱 두 가지만 강조한다. 힘을 빼라. 70%의 힘이면 충분하다. 오른쪽 어깨가 일찍 열리지 않도록 집중해라. 힘을 쓰려다보면 힘을 빼야할 지점부터 힘이 들어간다. 오버스윙으로 이어지면 오른쪽 어깨가 열리면서 정확도도 힘도 모두 잃게 된다. 이 두 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백전 등에서 타격하는 모습을 보면, 좀처럼 배트를 내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스윙하라’고 주문해도 배트를 내미는 빈도가 낮다. 자기만의 콘택트존이 있어, 이미 수준급 선구안을 갖고 있다는 뜻”이라고 귀띔했다.
반짝 활약일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다섯 경기에서 드러난 전의산의 스윙은 꽤 인상적이다. 임팩트 구간에서 스윙 스피드를 가속할 수 있다는 것은 타고난 능력이다. KT 강백호를 처음 봤을 때와 비슷한 인상이다. 콘택트 후 손목힘으로 배트를 들어 올리지 않는 점도 눈에 띈다. 궤도열차처럼, 스윙을 시작해 피시니할 때까지 하나의 원을 그린다. 콘택트 구간에서 손목을 활용해 배트 컨트롤은 하지만, 임팩트 이후 손목으로 타구질을 바꾸지 않는다. 손장난 치지 않는 타자는 대체로 클러치히터로 성장할 확률이 높다.
|
가장 눈에 띈 점은 뒷발 움직임이다. 골반이 일찍 열리면 왼발목이 일찍 돈다. 무릎이 투수쪽으로 빨리 꺾인다는 의미다. 축이 흔들리니 골반도 빨리 열린다. 변화구에 약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전의산은 공과 배트가 만날 때까지 발목이 돌지 않는다. 레그킥했던 오른발로 벽을 만들 동력인 셈이다. 디딤발로 벽을 만들면 코어의 회전력을 극대화한다. 임팩트 후 폴로스루로 전환할 때 왼발은 1루 더그아웃쪽으로 살짝 빠진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처럼, 스윙 스피드를 극대화하면서 완벽한 인&아웃 궤도를 유지할 수 있는 동작이다. 사실 이 동작 때문에 놀랐다.
이 코치 말처럼 오버스윙을 하면 디딤발(오른발)이 활짝 열린다. 몸전체가 오른쪽으로 급격히 돌기 때문에 정확성과 파워 모두 잃는다. 양질의 타구를 만들 때는 스탠스도 넓지 않고, 이동과 회전을 위한 하체의 유기적 움직임을 완벽에 가깝게 소화한다. 전의산은 “1군에 오니 매경기 너무 재미있다. 1군에서 더 많은 경기에 나서고 싶다”며 “투수와 타이밍이 잘 맞고 있는 것 같아 이 부분에만 집중하고 있다. 2군에서 열심히 훈련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