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영향, 상반기 서울 아파...<
아파트 매매 시장의 극심한 ‘거래 절벽’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잠실의 한 부동산 업체 모습.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자영기자] 아파트 매매 시장의 극심한 ‘거래 절벽’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주택시장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5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건수(신고 일자 기준)는 15만5987건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같은 기간 기준으로 가장 적었다. 연도별로 5월까지 아파트 매매량이 20만건을 밑돈 것은 올해와 2012년(19만4332건), 2019년(16만2961건) 등 세 차례다. 특히 올해 매매 건수는 지난해(31만5153건)의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건수는 같은 기간 7917건으로, 지난해(2만5159건)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 5월까지 1만건을 하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또 서울의 주택 유형별 매매 현황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들어 5월까지 27.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서울 주택 매매에서 빌라(다세대·연립주택)가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고(61.5%)로 올라섰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통계를 보면 빌라 매매 건수(계약 일자 기준)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18개월 연속 아파트 매매 건수보다 많았다. 지난달의 경우 거래 등록 신고 기한(거래후 30일간)이 남은 상황이지만, 이날까지 빌라 매매 건수(1960건)가 아파트 매매 건수(667건)의 약 3배에 달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는 지난해 8월(4064건)부터 올해 2월(814건)까지 6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가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지난 3월(1437건) 증가로 전환된 뒤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4월(1752건)에는 증가 폭이 확대됐다. 그러나 지난 5월(1737건)에는 금리 인상 압박과 경기 침체 우려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전달보다 매매량이 줄어 아파트 시장이 다시 침체 분위기로 반전됐다.

서울과 비슷한 매매 추이를 보이는 경기 아파트 시장 역시 지난 5월(5755건)에 전달(6674건)의 매매 건수를 넘어서지 못했다. 지난해 아파트값이 급등하며 서울 25개 구 가운데 매매량이 가장 많았던 노원구는 올해 1∼5월에는 523건(부동산원 집계 기준)에 그쳐 강남구(1005건)와 서초구(526건) 다음으로 적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매매량(2465건)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집값 급등으로 대출·세제 등의 규제가 아파트에 집중된 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금리 인상과 올해 들어 더욱 커지는 경기 침체 우려가 중첩된 결과로 풀이했다.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 거래 절벽 현상이 지속되면서 부동산 중개업소들 역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공인중개사 개업은 △1월 1993건 △2월 1480건 △3월 1499건 △4월 1415건 △5월 1253건으로, 대선이 있던 지난 3월 소폭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완연한 감소세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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