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삼성, 13연패 끝냈습니다...
삼성 선수들이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키움과의 경기에서 키움에 승리한 뒤 팬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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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이례적이다. 올시즌 KBO리그는 양극화가 뚜렷하다. 상위 다섯 개 팀과 하위 다섯 개 팀의 격차가 너무 커서, 경천동지할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고착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중에서도 영남권 세 팀의 동반 추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만년 하위권인 롯데가 그중 가장 높은 순위라는 점도 이채롭다. 전통의 명가 삼성, 리그 확장기 신흥 강자 NC가 치열한 9위 싸움을 하고 있다. 압도적 꼴찌 한화를 제외하면, 롯데 삼성 NC가 7위 쟁탈전을 펼치는 웃지못할 장면을 볼 수도 있을 전망이다. 세 팀의 수준이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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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사직구장을 방문해 관중석에서 롯데와 한화의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제공 | 롯데 자이언츠

순위표를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점 하나가 눈에 띈다. 구단주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는 팀이 상위권에 포진해있다는 사실이다. SSG 정용진 구단주의 야구 사랑은 그가 KBO리그 입성을 선언한 지난해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드러났다. 꽤 자주 구장을 찾고, 이때마다 라커룸에 들러 선수들에게 애정공세를 한다.

전반기 막판에는 최다 몸에 맞는 볼로 신음하던 최정에게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를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최정은 “올스타전 때 방패를 활용한 퍼포먼스를 준비했는데, 너무 무거워서 들 수가 없었다”면서도 “구단주가 관심과 애정으로 야구단을 바라본다는 것만으로도 잘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다른 쪽으로 풀려 옥고를 치렀지만, 히어로즈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애정도 정 구단주 못지않다. LG가(家)의 야구 사랑 또한 다른 구단에 비교할 바 아니다. KT도 지난해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한 뒤 그룹 차원의 관심과 애정이 몰라보게 향상됐다. 구단주의 직접적인 애정공세는 없지만,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300억원을 웃도는 ‘총알’을 장전해 팀 색깔을 바꾼 KIA도 투자와 지원 면에서 선수단의 자부심을 높이고 있다.

[포토]강백호 파울 타구에 급소 맞은 양의지, 시간이 필요해...
NC 포수 양의지가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KT와의 경기 1회말 KT 강백호의 파울 타구에 급소를 맞아 고통을 호소한 뒤 얼아서 강백호를 타박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추락한 영남권 세 팀의 행보가 눈길을 끄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남부럽지 않은 그룹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지만, 자부심을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삼성은 1980년대부터 선수단과 프런트 전체가 ‘삼성맨’이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있었다. 최근 삼성의 플레이는 이런 자부심을 찾아보기 어렵다. 기업 총수가 광복절 특사로 풀리면, 변화가 있을까. 안타깝게도 당분간은 야구단에 애정을 쏟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더하다. 최근 신동빈 회장이 사직구장을 찾아 선수단에 스마트 워치를 선물하는 등 파격행보를 했다. 그런데 신 회장이 사직구장을 찾은 것은 부산 롯데타워 건립 약속 이행과 롯데백화점 광복점 재사용 승인,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활동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자이언츠의 추락보다 부산시와 엉킨 복잡한 실타래를 풀고, 내친김에 정부의 치적 사업에 힘을 보태는 게 기업 운영에 더 큰 이익이라는 판단은 어쩌면 당연한 기업 논리다.

NC 역시 야구단에 대한 구단주의 실망감이 한계를 넘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신흥 명문구단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했지만, 툭하면 불거지는 음주 관련 사건 사고에 다이노스에 대한 애정이 차갑게 식었다는 루머가 확산 중이다.

\'노브랜드버거 마스코드 쓰담쓰담\' 정용진SSG구단주[포토]
SSG구단주 정용진이 5일 인천SSG랜더스파크에서 열 2022프로야구 SSG랜더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를 찾아 스폰서 NBB데이를 맞아 스폰서 특별유니폼을 입고 야구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바로 앞에 추신수의 아내 하원미씨가 딸과 함게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구단주의 관심이 사라진 팀은 만년 하위권을 전전한다는 것을 이미 한화가 증명하고 있다. 기업 임원은 인사권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총수가 야구에 관심이 없으면, 그를 보좌하는 임원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자연히 뒷전으로 밀려나고, 방임으로 이어진다. 구단을 지탱할 동력 하나가 사라지니, 성적은커녕 정체성도 잃기 마련이다. 프리에이전트(FA) 한두 명으로 단기간 성과를 낼 수는 있지만, 지속가능한 강팀으로 올라서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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