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마치 오류 코드처럼, 일상에서 벗어난 낯선 쾌감”
독특하고 몽환적인 사운드로 귀를 사로잡는 키키(kiki)의 곡 ‘404’는 ‘404 Not Found’라는 오류 코드처럼 예측할 수 없는 낯선 공간으로 청자를 이끈다. 고요하게 시작되다 이내 묵직하고 폭발적인 리듬으로 변주되는 이 곡의 전개는, 프리미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세단 ‘BMW 550e xDrive’의 스티어링 휠을 쥐었을 때의 감각과 묘하게 맞닿아 있다. 평소에는 한없이 부드럽고 안락한 세단이지만, 가속 페달을 깊숙이 밟는 순간 도로를 지배하는 스포츠 머신으로 돌변하는 반전 매력을 품었기 때문이다.



이번 시승은 장거리 고속도로를 배제하고, 굽이진 산길과 한적한 강변 도로가 어우러진 양평 일대에서만 오롯이 진행됐다. 남한강을 따라 곧게 뻗은 도로에 들어서자 550e가 보여준 초반 주행 질감은 ‘부드러운 침묵’ 그 자체였다.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과 강력한 전기 모터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두 동력원 사이의 이질감을 완벽하게 지워냈다.
유려하고 매끄러운 주행 질감은 플래그십 세단 부럽지 않을 만큼 안락하다. 무거운 배터리가 차체 바닥을 묵직하게 누르며 나아가는 감각은 운전자에게는 안정감을, 동승자에게는 극상의 편안함을 선사한다. 가솔린 엔진의 정숙성과 전기 모터의 매끄러움이 결합된 이 완벽한 밸런스는 양평의 여유로운 강변 풍경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하지만 서종면 인근의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산길 구간에 접어들자, 숨겨져 있던 BMW 특유의 ‘스포츠 DNA’가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연속되는 급코너와 거친 와인딩 로드에서 550e는 큰 덩치를 잊게 만드는 기민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어댑티브 서스펜션과 xDrive 사륜구동 시스템, 그리고 정교한 조향감이 맞물려 날카로운 손맛을 그대로 전한다. 차체가 길고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코너 정점을 파고들고 탈출하는 동작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민첩하다. 양평의 험준한 산길을 마치 평탄한 트랙처럼 요리하는 탁월한 하체 제어 능력은 운전하는 즐거움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며, 짜릿한 ‘404’의 클라이맥스를 연상케 한다.




무엇보다 스티어링 휠을 쥐고 달리는 내내 감탄했던 부분은, 왜 BMW가 이 치열한 프리미엄 E세그먼트 시장에서 오랜 시간 주행 성능 부문 탑(Top)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지 그 이유를 명확히 증명해 냈다는 점이다.
배터리가 더해져 한층 묵직해진 차체는 코너링에서 단점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노면을 끈적하게 움켜쥐는 엄청난 섀시 안정감으로 승화되었다. 특히 속도를 훌쩍 끌어올린 고속 주행에서도 차체의 흔들림이나 불안함은 일절 찾아볼 수 없었으며, 노면의 굴곡을 매끄럽게 걸러내는 동시에 운전자에게 완벽한 통제력과 신뢰감을 선사했다.


차를 세우고 실내를 둘러보면 비즈니스 세단과 패밀리카의 경계를 허문 럭셔리한 공간이 펼쳐진다. 최신 BMW 인터랙션 바와 크리스탈 내장재가 조화를 이룬 인테리어는 굉장히 고급스럽고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2열 공간 역시 아내와 세 아이를 모두 태우고 주말 나들이를 떠나기에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 넉넉한 거주성을 지녀, 패밀리 세단으로서의 장점이 압도적이다.
결론적으로 BMW 550e는 일상의 고요함과 짜릿한 스포츠 드라이빙을 한 대의 차로 모두 누릴 수 있는 완성형 세단이다. 다섯 식구를 태우고 달릴 때는 한없이 든든하고 안락한 패밀리카가 되어주다가도, 나 홀로 가속 페달을 밟을 때면 키키의 ‘404’처럼 짜릿한 일탈을 선사한다. 동급 최고 수준의 흔들림 없는 고속 안정성과 럭셔리한 거주성, 그 어느 것도 타협하고 싶지 않다면 550e가 보여주는 이 완벽한 왈츠에 기꺼이 동참해 볼 만하다. socool@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