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글·사진 | 정선·양평= 원성윤 기자] “빛깔 뻔쩍 빛깔 뻔쩍 빛깔 뻔쩍 클래스는 특! 별의별의별의별의 별난 놈, That’s me!”

케이팝 4세대를 대표하는 그룹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의 히트곡 ‘특(S-Class)’은 강렬한 비트 위로 세상에 없던 가장 특별하고 빛나는 존재감을 과시한다. 웅장하면서도 예측 불가능한 변주로 가득한 이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현대자동차가 야심 차게 선보인 대형 전기 플래그십 SUV ‘아이오닉 9’의 스티어링 휠을 처음 쥐었을 때의 감각이 자연스레 겹쳐진다. 도로 위에서 단연 돋보이는 거대한 체구, 그러나 그 속에 숨겨진 날렵함은 그야말로 전기차 시장의 ‘별난 놈’, 특별한 클래스(S-Class)임이 틀림없다.

이번 시승은 굽이진 산세가 절경인 강원도 정선까지 이어졌다. 처음 아이오닉 9을 마주하면 플래그십 SUV다운 거대한 전장과 떡 벌어진 어깨 탓에 묵직하고 둔탁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든다. 하지만 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에 발을 얹는 순간, 차체는 스트레이 키즈의 퍼포먼스처럼 유려하고 매끄럽게 도로를 미끄러져 나간다.

특히 뻥 뚫린 광주원주고속도로에 들어서자 거대한 배를 조종하는 듯한 둔함은 온데간데없이 탁월한 고속 주행 성능을 뽐냈다. 큰 덩치에 맞지 않게 스티어링 휠의 조향에 따라 차선을 변경할 때 무척이나 민첩하게 움직이는 섀시 세팅은 대형 SUV라는 사실을 잊게 만들 정도였다.

아이오닉 9의 진가는 제천과 영월을 거쳐 정선으로 접어드는 구불구불한 국도 구간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무거운 배터리를 바닥에 깔아 무게 중심을 낮춘 전기차 특유의 장점과 현대차의 농익은 하체 세팅이 만나 시너지를 냈다. 코너가 연속되는 거친 와인딩 구간에서도 이 거구의 SUV는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궤적을 그리며, 마치 세단이 날렵한 왈츠를 추는 듯한 경쾌함을 선사했다.

치열한 주행을 마치고 실내로 들어서면 또 다른 감탄이 쏟아진다. 이 차의 진가는 거주 공간으로서 탑승자를 품어줄 때 비로소 완성된다. 굉장히 고급스러운 실내 마감과 소재는 탑승자를 VIP로 대우하며, 항공기 일등석 부럽지 않은 2열의 독립적인 안락함과 후석 디스플레이는 훌륭한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2열과 3열 시트를 모두 접었을 때 펼쳐지는 광활한 평탄화 공간은 다자녀를 둔 5인 가족이 함께 차박을 즐기거나 많은 짐을 싣기에도 차고 넘칠 만큼 넉넉하다.

다만, 이처럼 완벽해 보이는 ‘특별한 클래스’에도 전기차로서 풀어야 할 전비와 주행거리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다. 장거리 주행이 필수적인 패밀리 SUV임에도, 배터리를 80%가량 충전했을 때 계기판에 찍히는 주행 가능 거리는 400km대에 불과했다. 더욱이 에어컨 세기를 높이거나 험준한 산악 지형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배터리 주행 가능 거리가 널뛰기하듯 왔다 갔다 하는 점은 운전석에 앉은 이에게 불안한 짐을 얹는다.

그러나 자동차 시장의 변화를 지켜본 시각으로 볼 때, 이는 아이오닉 9만의 문제라기보단 현세대 대형 전기차가 안고 있는 과도기적 한계에 가깝다. 글로벌 전동화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뛰어난 기술력과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BMS)의 발전 속도를 감안한다면, 다음 세대 모델에서는 이 같은 효율성 문제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결론적으로 아이오닉 9은 효율성에 대한 약간의 타협이 필요한 모델이다. 하지만 럭셔리한 실내 거주성과 편의성, 그리고 국도와 고속도로를 가리지 않는 탁월하고 안정적인 주행 성능 등 ‘패밀리카’로서 지니는 압도적으로 좋은 장점이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남들과 다른 독보적인 가치를 지닌 ‘특(S-Class)’을 찾는 가족들에게 아이오닉 9은 든든하고 완벽한 출발이 되어줄 것이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