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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아기짐승’ 최지훈(25·SSG)이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 꾸준히 안타를 생산하고는 있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기색이 역력했다.
최지훈은 “바깥쪽 공을 제대로 받아쳤는데, 너무 잘맞아서 야수 정면으로 간다”고 푸념했다. 타이밍도 좋고 배트 중심에 맞혔는데 아웃되는 것만큼 허탈한 것도 없다. 잘맞은 타구가 아웃이 되면, 심리적으로도 흔들린다. 인위적으로 타구 방향을 바꾸는 건 만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더 강하게 치려고 욕심내면 밸런스가 무너진다. 예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웃음기도 사라졌다.
이런 최지훈이 모처럼 3안타로 폭발했다. 결승타까지 때려내 기쁨이 두 배였다. 최지훈은 지난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원정경기에서 내야안타 두 개를 포함해 3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로 팀의 7-5 재역전극을 견인했다. 빅이닝의 실마리를 제공했고, 결승타를 뽑아낸 만점 활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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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9회초 1사 만루에서 뽑아낸 깨끗한 중전 적시타는 “타이밍은 괜찮다”던 자기 확신을 증명한 장면이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만루였지만 병살타를 칠 확률은 적다고 생각했다.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타석에 들어갔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지훈은 만루 기회에서 타율이 0.667(9타수 6안타)에 달한다.
KIA 이범호 코치는 현역시절 17개의 그랜드슬램을 터트려 개인 최다 만루홈런 기록을 갖고 있다. ‘꽃’으로 유명하지만, 이 코치는 ‘만루의 사나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이 코치는 “만루에서는 타자보다 투수가 심리적으로 쫓기기 마련이다. 외야플라이로도 점수를 뽑을 수 있으니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에서 타격한다”고 비결을 공개했다. 홈런 타자는 아니지만, 최지훈도 이 코치와 비슷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선다는 뜻이다.
여기에 최지훈 특유의 자신감도 만루에 강한 비결로 작용한다. 최지훈은 “약한 땅볼로도 한 점을 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선다”며 “병살은 없다”고 강조했다. 맞히는 능력이 빼어난데다 발이 빨라, 강한 정면타구만 아니면 1루에서 세이프될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이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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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유형에 따른 확실한 노림수도 뒷받침한다. 최지훈은 “상대가 왼손투수(이영준)여서 몸쪽은 신경쓰지 않았다. 바깥쪽 코스에 포커스를 맞추고 타석에 들어섰는데, 원하는 공이 날아왔다”고 말했다. 만루 위기에서 왼손 투수가 좌타자 몸쪽에 꽉차는 공을 던지기 어렵다. 제구에 자신있는 투수여도 동점 상황, 9회라면 몸에 맞는 볼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몸쪽 승부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최지훈은 “바깥쪽 공을 제대로 받아쳤는데, 야수 정면으로 간다”고 푸념했다. 전력분석팀도 이를 모를리 없다. ‘바깥쪽이 약하다’고 일반화할 수 있다. ‘간 큰 타자’라면, 이 점을 역이용하는 게 가능하다. ‘아기 짐승’이라는 별칭은 단순히 수비의 귀재여서 붙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12일 문학 키움전 이후 3주 만에 한 경기 3안타를 뽑아낸 최지훈은 “오늘을 계기로 앞으로 좋은 기분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뾰로통한 표정이 어느새 환해졌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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