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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다 오리에. 제공 | 프로당구협회(PBA)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일본 여자 3쿠션의 ‘리빙 레전드’ 히다 오리에(47·SK렌터카)가 프로당구 LPBA에서 6전 7기 끝에 첫 우승을 달성했다.

오리에는 11일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소노캄고양 특설경기장에서 끝난 2022~2023시즌 3차 투어 ‘TS샴푸·푸라닭 L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이마리를 세트스코어 4-2(11-7 9-11 11-10 11-3 9-11 11-7)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국내 프로당구 남녀부를 통틀어 일본 선수가 우승한 건 히다가 처음이다. 그는 우승 상금 2000만 원과 우승포인트 2만 점을을 얻었다. 준우승한 이마리는 상금 600만 원과 랭킹포인트 1만 점을 받았다.

1990년대 중반 3쿠션계에 데뷔한 히다는 세계여자선수권대회를 네 번이나 제패한 적이 있다. 지난 시즌 전격적으로 LPBA 무대에 뛰어들었으나 망막박리 증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는 등 슬럼프를 겪었다. 그러나 부상을 이겨낸 뒤 오름세를 탔다. 올 시즌 2차 투어(하나카드 챔피언십)에서 LPBA 데뷔 이후 처음으로 8강에 오른 데 이어 3차 투어에서 마침내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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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당구협회(PBA)

히다는 결승전에서 2세트까지 이마리와 1-1로 맞섰다. 3세트부터 맹렬한 기세를 떨쳤다. 3-6으로 뒤진 8이닝에 하이런 4점으로 7-6 역전한 뒤 14이닝에 뱅크샷을 포함해 3점을 기록하며 상대 추격을 따돌렸다.4세트에서도 2-3으로 뒤지다가 6이닝에 하이런 5점을 몰아쳤다. 이마리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4세트에 긴 공타로 집중력이 떨어진 듯 보였으나 5세트 초반 4이닝 동안 7점을 기록하며 히다를 압박했다. 결국 히다가 4세트를 내주면서 세트스코어 3-2까지 쫓겼다.

6세트도 14이닝까지 7-7 팽팽한 접전이었다. 그러나 히다의 결정적인 뱅크샷 두 방이 승부를 갈랐다, 14이닝에 2점을 기록하며 9-7로 앞선 히다는 15이닝에 원뱅크 걸어치기 2득점으로 11-7을 만들며 경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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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리. 제공 | 프로당구협회(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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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직후 인사하는 히다(왼쪽)와 이마리. 제공 | 프로당구협회(PBA)

히다는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정상에 올라 너무나 기쁘다. 이제 스타트라인에 섰다. 김가영 이미래 스롱 피아비 등 최정상급 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 128강 서바이벌을 조 1위로 통과한 뒤 64강과 32강에서는 나란히 조 2위를 기록하며 16강 무대를 밟았다. 16강에서 김갑선을 2-1, 8강에서 피아비를 3-1로 각각 제압했으며 준결승에서는 김보미를 3-1로 이겼다.

‘한국 여자 당구 1세대’로 불리는 이마리는 비록 준우승했으나 이번 대회 4강에서 ‘당구 여제’ 김가영을 누르는 등 오랜 구력이 빛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