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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 “영웅이 보는 낙에 살죠. 노래도 잘하고 인성도 좋고 피지컬까지 완벽하잖아요.”(어머니 안정숙 씨)
“엄마는 ‘임영웅’의 모든 면이 좋은 것 같아요.(웃음)”(아들 김학권 씨)
트로트 가수 임영웅의 전국 투어 앵콜공연 ‘아임 히어로’(IM HERO) 실황을 담은 영화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이 개봉한 1일, 서울 영등포구 CGV영등포에는 하늘색 ‘영웅시대’(임영웅 공식 팬클럽)의 물결이 넘실댔다.
하늘색 티셔츠를 입고 가족단위, 혹은 팬클럽 단위로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은 대형 스크린에서 임영웅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설레는 모습이었다.
오전 9시 10분에 상영하는 1회 영화를 감상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서 오빠 가족, 남편, 아들과 함께 온 안정숙 씨(62)는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콘서트를 이미 관람했지만 영화관에서 보고 싶은 마음에 아들이 개봉 첫날 1회 공연 티켓을 예매해 줬다”며 “오빠부부와 남편도 모두 ‘영웅시대’다”라고 강조했다.
어머니를 대신해 외삼촌 부부와 부모님 티켓을 예매한 아들 김학권 씨(36)는 “평소 영화를 좋아해 종종 티켓팅을 하곤 했는데 ‘아임 히어로’ 예매는 역대급으로 어려웠다”면서 “영등포 CGV의 스크린X가 3면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취켓팅’(취소표 티켓팅)에 도전해 성공했다”고 웃었다.
서울 구로구에서 온 강화실 씨(60)는 딸 박나리 씨(30)의 손을 잡고 극장을 찾았다. 강씨 역시 개봉 첫 날 첫 회를 스크린X에서 보기 위해 딸의 도움을 받아 함께 극장에 온 케이스다. 모녀는 임영웅이 광고모델인 한 식품브랜드가 마련한 등신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이른 아침부터 임영웅 굿즈로 단장을 하고 온 어르신 팬클럽도 다수 눈에 띄었다. 1948년생이라는 한 팬은 “내가 우리 모임에서 가장 고령”이라고 웃었고 또다른 팬은 “나는 LA공연도 이미 보고 왔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다른 팬은 “LA공연을 못 갔지만 아쉬운 마음에 LA모자를 쓰고 임영웅 배지, 이름표 등으로 치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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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예매율 1위…하늘색 ‘영웅시대’ 물결에 극장가 함박웃음
CJ CGV가 CJ 4D플렉스, 임영웅 소속사 물고기 뮤직과 협력해 개봉한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은 지난해 12월 10~1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임영웅의 전국 앵콜 투어공연 ‘아임 히어로’ 실황과 임영웅의 인터뷰를 담은 영화로 CJ 4D플렉스 오윤동 PD가 스크린X 기획 및 촬영·연출·감독을 맡았다.
영화는 지난달 17일 예매시작과 동시에 압도적인 예매율 1위를 보이며 극장가 비수기인 3월에 단비를 뿌렸다. 개봉 당일인 1일까지 사전관객은 11만 8666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에 달한다. CJ CGV 측은 아티스트 실황 공연의 특성상 팬덤의 N차 관람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정면과 좌우 벽면이 확장된 대형 스크린으로 임영웅의 공연을 접할 수 있는 스크린X관의 인기가 상당하다. 실제로 영등포 스크린X관의 경우 1일 오전 9시 10분 1회부터 5시 10분까지 소수좌석만 남아있다. 인당 입장료가 5만원에 달하는 프라이빗 박스관은 오후 5시 10분만 제외하면 매진됐다.
평촌과 안양에서 온 50대 팬 2명은 “스크린X에서 보고 싶었는데 티켓 예매를 하지 못했다”며 “다행히 딸이 프라이빗 박스관 티켓을 예매해줬다. 남들 눈치 안보고 소리 지르고 춤추며 감상하겠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팬클럽 ‘영웅시대’를 통해 알게 됐다는 이들은 이미 지역 CGV 일반관 티켓도 예매했다며 “서너차례 더 관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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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 좌우 3면 가득 임영웅 등장에 환호…임영웅 목소리에 박수와 춤까지
영화 시작 전, 임영웅이 모델인 정수기 광고와 식품브랜드 광고가 연이어 온에어 되자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다. 웅장한 화면에 임영웅의 얼굴이 가득 들어차면서 마치 관객과 눈을 마주치는 듯한 느낌을 안겼다.
이윽고 “저는 어릴 때부터 내성적이었다”는 임영웅의 내레이션이 흘러나오자 다시금 박수갈채와 탄성이 쏟아졌다. 임영웅의 학창시절 모습을 스케치로 표현한 화면에서는 팬들도 소녀처럼 “까르르” 웃으며 화답했다.
영화 자체가 총 14대의 스크린X전용카메라로 촬영한 만큼 현장감이 상당했다. 임영웅의 몸짓, 손짓에 좌석에서 어깨를 들썩이며 큰 모션으로 박수를 치는 관객이 다수 눈에 띄었다. 화면 속 임영웅이 “소리 질러”라고 외칠 때, 최고령 팬인 100세 팬이 화면에 잡힐 때도 마치 콘서트 현장에 와있는 듯 박수로 맞았다. 다만 이른 아침이라서 그런지 ‘싱어롱’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한 팬은 “‘영웅시대’가 아닌 관객도 있을지 모르니 배려해야 한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영화는 공연 실황 외에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과 고척스카이돔에 서는 임영웅의 각오, 자신을 사랑해주는 팬들을 향한 임영웅의 속내도 전달한다. 춤을 잘 못춘다는 임영웅이 어색한 포즈로 혼신의 힘을 다해 안무연습을 하는 모습에서는 격려의 웃음이, 거울을 보면서 “이렇게 얼굴에 흉터가 있는 애를 왜 좋아하시지?”라는 자조적인 멘트에서는 안타까움 섞인 탄식이 흘러나왔다.
CJ CGV 측은 팬들의 뜨거운 반응에 화답해 이번 주말 서울 CGV용산과 CGV왕십리, CGV영등포에서 응원봉 상영회인 ‘영시봉 상영회’도 마련했다. ‘영시봉 상영회’는 콘서트 현장처럼 임영웅의 공식 응원봉인 ‘영시봉’을 흔들면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상영회다.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mulga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