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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우리 선배님들 진짜 멋있어요.”
2년차 시즌을 앞두고 있는 ‘야구천재’ 김도영(20)이 시범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작년과 다르다”고 벼르고 있다. 그야말로 쑥쑥 크는 중이다. 물론 혼자는 안 된다. 형들의 지원이 확실하다. 자기 자리를 뺏을지도 모르는 후배에게 노하우를 전수중이다. 이게 ‘원팀’이다.
김도영은 2022시즌 1차 지명자다. KIA는 문동주(한화)와 김도영을 놓고 고민하던 끝에 야수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 김도영을 지명했다. 1년차는 만만치 않았다. 코로나 이슈로 인해 스프링캠프 합류 자체가 늦었다.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했으니 시즌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시범경기에서는 펄펄 날았다. 12경기에서 타율 0.432, 2홈런 5타점 3도루, OPS 1.068을 찍었다. ‘진짜가 나타났다’며 팬들의 기대가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정규리그가 되자 힘이 빠졌다. 선배들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기에는 아직은 무리가 있었다.
2023년을 단단히 벼렀다. 시작부터 스프링캠프에서 함께했고, 훈련도 착실하게 했다. 시범경기에서 결과물이 나온다. 4경기에서 타율 0.467, 2홈런 4타점, OPS 1.462를 작성중이다. 표본이 적기는 하지만, 방망이 자체는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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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은 “올해는 작년과 다르다”고 외친다. 지난해에는 준비를 제대로 못했으나 올해는 다르다고 했다. 김종국 감독도 기대를 걸고 있다. “슬럼프에 빠져도 짧게 끝내고 돌아올 것 같다”며 미소를 보였다.
이처럼 방망이는 믿음직스럽다. 관건은 수비다. 아직 주포지션이 없는 상태다. 고교 시절 유격수를 봤지만, KIA에는 박찬호라는 주전 유격수가 있다. 이에 3루 훈련도 같이 하고 있다. 이쪽은 류지혁이라는 선배가 있다. 범위를 넓혀 2루까지 넘어가면 캡틴 김선빈이 버틴다.
일단 지난해에는 3루수로 69경기(선발 출전 44경기), 유격수로 28경기(선발 출전 16경기)에 뛰었다. 올해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국 감독은 “주전은 한 포지션에 자리를 잡는 쪽이 낫다”고 설명한다. 일단 주전 유격수는 박찬호라고 봐야 한다. 김도영이 도전자다.
주전들 입장에서 보자면, 김도영이 마냥 반가울 수는 없다. ‘거물’이라 했고, ‘천재’라 한다. KIA 전체로 보면 강해지는 효과가 있지만, 선수 개인으로 보면 자기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후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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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경쟁상대’로 보고 냉정하게 대할 수도 있다. 밥벌이가 걸렸기에 더욱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KIA의 형들은 김도영을 따뜻하게 보듬고 있다. 박찬호, 김선빈, 류지혁 등 직접 경쟁자들조차도 김도영에게 수시로 알려준다. 진심으로 후배를 위하는 마음이 엿보인다.
김도영은 “유격수든, 2루수든 상관 없다. 둘 다 편하다. 보완할 점도 있다. 3루는 더 많이 해봐야 한다. 나는 도전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선배님들이 잘 가르쳐주신다. 감사하다. 야구 측면으로 보자면 경쟁 상대 아닌가. 그래도 다 알려준다. 많이 느끼고 있다. 우리 선배님들 멋있다”고 말했다. 적잖이 감동을 받은 듯했다.
이어 “김선빈 선배님을 필두로 내야 선배님들께 항상 감사하다. 김선빈 선배님의 경우 캐치볼 파트너인데 캐치볼을 하고 나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신다. 많은 도움이 된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제아무리 천재라 하더라도 KBO리그 1군 무대는 쉽게 볼 수 없다. 지난해 시행착오를 겪었고, 2년차 시즌을 앞두고 있다. 이제 20살. 아직 배워야 할 것도 많다. 코칭스태프가 있지만, 선배의 한마디는 또 무게감이 다르다. KIA 선수들이 ‘형값’을 제대로 하고 있다. 경쟁도 좋지만, 한 팀이라는 점이 먼저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