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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헌신하고 또 헌신했기에 더욱 아쉽다. 간발의 차로 봄배구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엘리자벳(KGC인삼공사)은 “역경을 함께 이겨낼 수 있어 좋았다”고 자신을 다독였다.
엘리자벳은 2022~2023 V리그 35경기를 치르면서 1015득점을 올렸다. 여자부에서 1000득점을 넘긴 역대 3번째 선수가 된 셈이다. 1호는 2011~2021시즌 몬타뇨, 2호는 2013~2014시즌 조이스였다. 공교롭게 세 선수 모두 KGC인삼공사 소속이다.
물론 경기 수가 늘어난 것도 한몫한다. 여자부는 지난시즌 창단된 페퍼저축은행이 신생팀으로 들어오면서 7개 구단 체제가 됐다. 몬타뇨보다는 6경기, 조이스보다는 5경기를 더 치렀지만 이번시즌 엘리자벳의 활약은 박수칠 만하다.
여자부 7개 구단 외인 가운데 유일하게 공격 점유율 40%를 넘겼다. 2100개의 공격을 때리면서 902개를 성공했다. 점유율 41.3%에 성공률 42.95%로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이는 지난시즌 페퍼저축은행(점유율 35.71%) 소속이었을 때보다 높아진 수치다. 한 경기 역대 최다 득점 3위(56점)에 오르기도 했다. 엘리자벳은 정규리그 득점 1위는 물론 공격 3위, 서브 1위 등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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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벳은 “기분 좋다. 감독을 비롯해 코칭 스태프, 동료들이 아니었다면 만들지 못했을 기록이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렇기에 마무리가 아쉽다. KGC인삼공사는 4위로 시즌을 마쳤다. 3·4위 간의 승점 간격이 3 이하일 경우 준플레이오프(PO)가 성사되는데, 3위 한국도로공사(승점 60)와 승점 단 1 차이로 봄배구가 무산됐다.
그럼에도 엘리자벳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역경에도 팀원들과 하나가 된 느낌을 받으면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면서 “나는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다. 어떤 팀에 있던 간에 최선을 다해 내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 이번시즌도, 지난시즌도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단판제인 준PO에서 외인의 존재감이 절대적이다. KGC인삼공사가 봄배구에 올랐다면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어려웠을 이유도 엘리자벳의 존재 때문이다. 엘리자벳의 봄배구 무산이 더욱 아쉬운 이유다.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