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굵직한 과제가 될 확률이 높다.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투수들의 연령대가 낮고 군복무에 임해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LG 염경엽 감독이 올시즌 1군 필승조 투수로 도약한 유영찬(26)의 미래 선발투수 전향 가능성을 전했다.
염 감독은 15일 잠실 삼성전에 앞서 ‘올시즌은 아니지만 미래 유영찬이 선발투수로 전향할 수 있나?’는 질문에 “생각은 하고 있다. 올시즌 끝나고 한 번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군복무를 마친 유영찬은 올시즌 염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내세운 히든카드로 활약하고 있다. 대학 시절에도 크게 주목 받은 투수가 아니었고 고교시절에는 구위가 뛰어나지 않았지만 피안타율 0.182로 압도적인 투구를 펼친다.
처음에는 롱릴리프 역할을 맡았는데 매 경기 뛰어난 투구를 펼치며 필승조도 겸업한다. 시속 140㎞ 후반대 속구와 낙차 큰 스플리터, 그리고 슬라이더까지 세 가지 구종의 구위가 뛰어나다.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투구 메커닉이다. 부드럽고 가벼운 메커닉으로 강한 공을 던진다. 밸런스가 좋기 때문에 투구수가 많은 선발투수에 적합할 수 있다. 과거 송은범이 선발투수로 활약했던 모습을 유영찬이 재현할지도 모른다.
염 감독은 “지금 영찬이는 2이닝까지 던질 수 있는 수준으로 와 있다. 아마 내년 캠프부터는 투구수를 늘리는 것을 시도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물론 보직을 바꾸는 게 모험이 될 수 있다. 그만큼 토종 선발진 상황이 좋지 않다. 4, 5선발투수는 많은데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 올해 꾸준히 활약하는 임찬규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고 이민호와 김윤식은 아직 군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상영과 손주영이 군복무를 마쳤지만 이민호와 김윤식 만큼 선발 경험을 쌓지 못했다. 외부 영입이 없다면 LG는 앞으로도 토종 선발을 두고 고민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외부 영입도 쉽지는 않다. 트레이드는 카드를 맞추기 힘들다. 올시즌 후 FA 시장에는 굵직한 선발투수가 없으며 샐러리캡도 여유가 없다. 결국 육성이 정답인데 기존 선발투수로 답을 못찾으면 불펜에서 찾는 것도 방법이다.
당장 올시즌 고민할 부분은 아니다. 올시즌은 토종 선발진 약점을 불펜으로 메우는 데에 집중한다.
염 감독은 전날 통산 첫 세이브를 올린 백승현에 대해 “강민호가 슬라이더 타율이 1할대였다. 그래서 백승현 카드를 준비시켰고 강민호가 타석에 들어설 때 올리려 했다”며 “코칭스태프에서 아무리 생각을 잘 해도 결과를 만들어 주는 것은 선수들이다. 어제 승현이와 (박)동원이가 정말 잘 해줬다. 그러면서 우리는 세이브 카드 하나가 더 생겼다. 나중에 (고)우석이가 아시안게임에 가도 우리는 (박)명근이, (함)덕주, 승현이 세 명으로 9회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LG는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박동원(포수)~김민성(3루수)~이재원(좌익수)~박해민(중견수)으로 라인업을 짰다. 문보경에게 휴식을 줬고 앞으로는 오스틴도 지명타자로 출전시켜 휴식을 줄 계획이다. 선발투수는 임찬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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