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고양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이 확인된 서울 관악구의 한 동물보호소에서 사용한 고양이 사료에서도 AI 항원이 검출됐다.
이는 해당 사료를 만든 업체에서 사료 제조 시 멸균·살균 과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에 방역당국은 조류나 길고양이 접촉, 오염된 사료를 통한 감염 가능성 등을 두고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25일과 31일 용산구와 관악구 동물보호소에서 각각 고양이의 AI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
농식품부는 당초 보도자료를 통해 감염 고양이가 3마리라고 밝혔으나, 이후 두 보호소에서 추가 사례가 더 확인돼 총 7마리로 늘었다. 국내에서 고양이의 고병원성 AI 확진이 보고된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특히 야생조류 월동지나 가금농장 인근이 아닌 서울에서 나온 감염인데다 검사 수가 늘며 추가 확진 사례가 더 나올 가능성도 있어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아직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또 다른 원인으로는 감염된 길고양이와 접촉이 꼽히고 있어 당국은 현재 서울시 전역에서 길고양이를 포획해 감염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이처럼 고양이 AI 감염 사례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감염된 고양이의 치료도 과제로 남았다. 고병원성 AI는 1종 법정가축전염병으로, 감염된 가축은 살처분한다.
그러나 고양이는 반려동물이기 때문에 안락사를 강제할 수 없는 만큼 방역당국의 고민이 깊다. 방역당국은 격리시설을 마련하고 AI에 감염된 반려동물을 격리하고 치료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부를 검토중이다.
또 방역당국은 조사 과정에서 살균·멸균 과정 없이 제조된 사실이 확인된 사료에 대해서는 제품을 회수·폐기하도록 조처했다.
회수·폐기 대상 제품은 5월 25일부터 전날까지 제조된 토실토실레스토랑 브랜드의 ‘밸런스드 덕’, ‘밸런스드 치킨’ 등 2개 제품이다.
해당 사료를 만든 업체는 경기 김포시 소재 ‘네이처스로우’로, 공정상 살균·멸균 과정을 거치는 것이 맞지만 네이처스로우는 5월 25일 이후 만든 사료는 살균·멸균 과정 없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러스 유전물질의 일부가 발견된 밸런스드 덕 사료의 경우 6개월 전 국내에서 AI가 유행했던 시기에 만들어진 국산 오리고기를 사용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해당 사료는 3200여개가 판매됐고 구매자는 21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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