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제주=김민규기자] 엎치락뒤치락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승부가 펼쳐진 끝에 임진희(25·안강건설)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원)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임진희는 지난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우승을 거머쥔데 이어 고향 제주에서 데뷔 첫 시즌 ‘다승’을 신고했다.
임진희는 6일 제주시 블랙스톤 제주(파72·662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1개, 보기 3개를 범하며 2오버파 74타를 쳐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황유민(4언더파 284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제패 이후 약 석 달 만에 시즌 2승, KLPGA투어 통산 4승 고지에 올랐다. 올시즌 박민지, 박지영(이상 2승)에 이어 세 번째로 다승을 올렸다. 또 우승상금 1억8000만원을 더해 상금순위 16위에서 5위로 수직상승했고, 대상 포인트 순위도 11위에서 5위로 끌어올렸다.
대회 첫날부터 2, 3라운드까지 사흘 연속 언더파 행진을 이은 임진희는 단독 1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다. 하지만 이날은 전반에 샷이 흔들리며 4번홀(파3)과 5번홀(파4)에서 연속보기를 범했고, 8번홀(파5)에서 첫 버디를 낚았지만 9번 홀(파4)에서 또 다시 보기를 적었다.
임진희가 전반에만 2타를 잃은 사이 전날까지 중간합계 3언더파 213타로 공동 7위였던 신인왕 1순위 황유민이 버디 4개를 뽑아내며 순식간에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더욱이 황유민은 7, 8, 9번 홀에서 세 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후반 12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하더니 15번홀(파4) 치명적인 티샷 실수로 더블 보기를 범해 임진희에게 선두자리를 내줬다. 우승했더라면 다승에 신인왕까지 굳힐 수 있던 터라 황유민의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황유민이 먼저 대회를 마쳤고, 1타 차 단독 선두였던 임진희는 17, 18번 홀을 남겨뒀다. 보기 하나면 황유민과 동점이 될 수 있었지만, 큰 실수 없이 파 행진을 이어 고향 제주에서 짜릿한 우승을 맛봤다.
경기를 마친 후 임진희는 “진짜 제주도에서 우승하고 싶었다. 그런데 한 건지 안 한건지 모르겠다. 아직 꿈만 같다”며 “가족들과 수 많은 팬 앞에서 우승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지막 세 번째 샷까지 1위인지 몰랐다. 캐디 오빠는 알았던 것 같다. 우드 대신 유틸리티로 공략하라고 했는데, (순위를) 모르고 친 게 오히려 잘 돼 우승했다”며 “우승 한 번 더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한 황유민은 신인왕을 굳히는 모습이다. 대회 준우승으로 신인왕 포인트를 1605점으로 올린 황유민은 2위 김민별(1412점). 3위 방신실(1050점)과 격차를 더 벌렸다. 아직 대회가 남았지만 현 추세라면 신인왕이 유력하다.
이소영, 박현경, 최민경이 나란히 3언더파 285타로 공동 3위에 올랐고, 이제영, 배소현, 현세린이 공동 6위(2언더파 286타)로 뒤를 이었다. 올시즌 대상 포인트, 상금, 평균 타수 1위인 박지영은 최종합계 1오버파 289타로 공동 13위로 대회를 마쳤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