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이번 신인 드래프트 최고의 승자는 한국도로공사다.

한국도로공사는 10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2023~2024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통해 한봄고 미들블로커 김세빈을 확보했다.

김세빈은 187cm의 장신으로 이 연령대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예다. 높이가 뛰어나고 공격력, 블로킹 능력을 겸비해 프로 무대에서도 통할 자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세빈은 김철수 한국전력 단장과 여자배구 레전드 김남순 씨의 딸로 배구 DNA를 물려받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국도로공사는 자유계약(FA) 시장에서 발휘한 ‘신의 한 수’를 통해 김세빈을 얻었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FA 시장에서 페퍼저축은행이 박정아를 영입하자 주전 세터 이고은을 보상선수로 지목했다. 허를 찔린 페퍼저축은행은 이고은을 다시 데려오기 위해 미들블로커 최가은과 1순위 지명권을 넘겨야 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시즌 최하위라 지명권의 확률이 35%에 달했다. 지난시즌 1위로 1%의 확률만을 보유했던 한국도로공사는 순식간에 36%의 확률을 확보했고, 결국 김세빈을 품는 데 성공했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정아가 있으면 더 좋겠지만 가면서 선물을 준 것 같다. 밥 한 번 사야 될 것 같다”라며 웃으며 결과적으로 박정아의 이적이 여러 부분에 도움이 됐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김 감독은 “고등학교 경기를 다니면서 몇 번 봤다. 우리 팀 최가은이 있지만 높이가 떨어진다. 그 부분을 채워줄 적합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체력만 되면 잘하든 못하든 기회를 주고 싶다. 고민을 많이 했다. 블로킹이 좋아야 수비를 쉽게 할 수 있다.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주 만족한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1순위’ 타이틀로 프로로 입문하게 된 김세빈은 “다른 분들이 1순위가 될 것이라 이야기해주셨지만 실감은 안 났다”라며 “열심히 노력하고 잘하면 믿고 뛰게 해주실 것이라 생각한다. 신안상 욕심도 난다”라며 프로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힘쓰겠다고 했다.

김세빈은 ‘배구 DNA’를 갖춘 선수라 더 큰 관심을 끈다. 김세빈은 “엄마는 가서 잘하라고 이야기해주셨다. 엄마의 속공을, 아빠의 블로킹을 닮고 싶다”라면서 “많은 분께 관심을 받아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그것도 이겨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모님은 칭찬도 많이 해주지만 쓴소리도 많이 해주신다. 덕분에 1라운드 1순위로 프로에 가게 됐다”라고 부모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아직 성장판이 닫히지 않은 김세빈은 190cm까지 크고 싶다. 배유나 선수의 모든 플레이를 보며 배우고 싶다“라며 한국도로공사에서 더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이번 드래프트에는 이번 드래프트에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 39명을 비롯해 대학생 신분인 이채은(광주여대)까지 총 40명이 참가했고, 총 21명이 지명받았다. 지난 2018~2019시즌(67.85%) 이후 5년 만에 50%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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