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파워 남달랐던 박병호, 지금 이승민이 그렇다.”

‘적토망아지’ 이승민(19·휘문고)이 SSG 유니폼을 입는다. 아버지가 너무 유명한 인사다. ‘적토마’ 이병규(49) 삼성 수석코치다. 이승민은 ‘우상’이라 했다. 그리고 이정후(25·키움)를 말했다.

이승민은 14일 열린 2024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SSG의 지명을 받았다. 전체 20순위이며, 야수 중에서는 5번째로 이름이 나왔다.

야구 명문 휘문고 출신 외야수다. 2학년인 2022년 15경기, 타율 0.315, 1홈런 10타점, OPS 1.035를 쳤다. 3학년 시즌에는 19경기, 타율 0.328, 1홈런 16타점, OPS 0.905를 작성했다.

파워가 돋보이는 선수다. SSG 김성용 단장은 “타격 재능이 워낙 좋은 선수다. 고교에서는 중견수를 보는데, 1루도 생각하고 있다. 김현수도 외야수를 보다가 1루도 보지 않나. 타격을 살리고자 한다. 최대한 공격력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박용택 해설위원은 “어릴 때부터 봤지만, 파워는 진짜다. LG에 있으면서 예전부터 파워가 좋은, 특별한 선수들을 많이 봤다. 박병호, 이성열, 정의윤이 있고, 이재원도 있다. 이승민도 그 정도다. SSG에 잘 갔다고 본다”고 호평을 남겼다.

박용택 위원은 LG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2002년 LG에 입단해 2020시즌을 마친 후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2022년 공식 은퇴식이 열렸다. LG에서만 19년을 뛰었다.

당연히 수많은 선수를 봤다. 이에 이승민과 비교할 선수들도 많다. ‘파워’를 말하면서 무려 박병호의 이름이 나왔다. 현재 LG의 ‘거포 유망주’ 이재원도 언급했다. 박용택 위원은 “이 친구들은 남달랐다. 이승민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병규의 아들’로 유명한 것이 사실이다. 아버지의 별명인 ‘적토마’를 따 ‘적토망아지’라 한다. 이승민은 “아주 마음에 드는 별명이다”고 말하며 웃었다.

슈퍼스타 아버지를 둔 선수는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뭘 해도 아버지와 비교되기 때문이다. 이승민도 마찬가지다. “의식이 안 됐다면 거짓말이고, 부담이 없다고 해도 거짓말이다. 그래도 프로에서 뛸 수 있게 됐다. 빠른 순번에서 뽑혔다. 앞으로도 계속 이겨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같이 언급되는 선수가 있다. 이정후다. 이승민의 휘문고 선배이고, 역시나 야구인 2세다. ‘종범신의 아들’이다. “이종범의 이름이 너무 거대하지 않나. 힘들기도 했다”고 솔직히 말한 적도 있다. 그러나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우뚝 섰다. MVP가 됐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승민은 “이정후 선배님과 빗대서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다. 열심히 해서 선배님과 동등한 선상에 있고 싶다. 더 야구를 잘해서 이정후 선배님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 학창 시절 내 목표였다”고 말했다.

나아가 아버지를 뛰어넘겠다는 각오다. “아버지는 내 우상이다”면서도 “나는 이제 시작이다. 내 가능성도 무한하다고 생각한다. 그 확률을 계속 높이고 싶다. 내 꿈을 현실로 만들 기회가 왔다. 다시 전진하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18살 고교생을 두고, 통산 2504개 안타를 친 레전드 타자가, 통산 376홈런에 50홈런 시즌만 두 번 만든 살아있는 전설과 비교했다. 호평에는 이유가 있다. 이병규의 아들이어서가 아니라, 이승민이 그만큼 좋은 선수라는 얘기다.

마침 타자친화적인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홈으로 쓰게 됐다. 대포를 펑펑 터뜨릴 수 있는 여건은 갖췄다. 이승민이 이정후처럼 ‘신화’를 쓸 수 있을까.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