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현대차, 기아, KG모빌리티 등 중고차 매매업 진출

[스포츠서울 | 원성윤기자]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업계가 추석 이후 중고차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예고한 가운데 중고차 시장이 향후 3년간 연평균 7%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재 한국의 중고차 매매 시장은 거래대수로는 239만대, 금액으로는 약 29조2000억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향후 2025년에는 거래대수 262만대, 34조1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모빌리티 시장 재편의 기회를 보자’는 보고서에서 “중고차 사업자 시장은 중고차 공급 증가와 함께 평균판매단가(ASP, average selling price)가 추가 상승하면서 향후 3년간 연평균 7% 성장이 예상된다”며 “대형 업체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상위권 업체들 위주로 성장의 수혜가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에는 중고차 매매업이 생계형 업종으로 지정되어 대기업들의 진출이 불가능했지만, 2019년 해제되면서 올해 하반기에 현대차, 기아, KG모빌리티 등 완성차들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이 예정돼 있다. 중고차를 경매·도매로 매입하기 위한 대당 평균 가격이 1200만원이라는 점과 현재 중고차 매매시장의 부정적인 소비자 인식(부정적 의견 76%)이 크다는 점은 업계 1위인 케이카 및 완성차와 같이 자금과 신뢰성을 가진 사업자들에게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고차 판매를 위해서는 △양질의 중고차를 충분히 매입할 수 있어야 하고 △대규모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상품화 능력을 보유해야 하며 △빠른 자금 회전을 위해 많은 잠재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 업체가 유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송 연구원은 “자금력이 너무나 중요하다”며 “중고차 매매는 개인간 거래와 사업자 거래로 나뉘는데, 사업자 거래는 자금력(=자기자금+차입)을 보유한 매매 사업자가 중고차를 매도하고자 하는 개인·법인으로부터 중고차를 매수한 후 1주일 이내의 상품화 과정(수리·정비 등)을 거쳐 중고차를 매수하고자 하는 개인·법인에게 매각하는 거래로 이 모든 과정이 최소 30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 1위 사업자인 케이카는 400명에 이르는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신규로 진출하는 현대차, 기아, KG모빌리티는 이미 신차 매매업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확보한 브랜드들일 뿐만 아니라 신차 대리점을 통해 대차 물량(=신차를 사기 위해 중고차를 매도하는 물량)을 받아줄 수 있다는 점이 장점까지 갖추고 있어 향후 시장에서 강자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또 대규모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상품화 능력도 보유해야 한다. 매입한 중고차를 판매할 수 있을 정도로 수리·정비 등을 하는 상품화센터를 보유해야 한다. 기존 중소 중고차 매매업체들은 제한된 인력만을 보유했거나 중고차 단지 내 공동 정비 인력을 통해 외주로 했지만, 케이카는 2022년 기준 연간 14.3만대, 월 1.2만대, 일 391대의 중고차를 처리할 수 있는 정비 능력을 갖추고 있다. 다음달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현대차는 용인·양산·수원 등지에 대형 상품화센터를 준비 중이고, 기아도 자체 리컨디셔닝센터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중고차를 매수하는 개인들에게 경쟁력있는 할부금융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는데, 케이카는 케이카캐피탈 뿐만 아니라 다수의 캐피탈사와 협업하고 있고, 현대차·기아는 계열사에 현대캐피탈이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송 연구원은 “중소 매매업체들도 제휴를 통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긴 하지만, 경쟁력 측면에서 대형 업체들이 우위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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