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겸 배우 나나의 자택 침입 강도 사건 이후, 논란의 초점이 사건 그 자체를 넘어서고 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인권, 무엇이 먼저 지켜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이다.
나나는 최근 자신의 SNS에 한 언론 보도의 일부를 공유했다. 짧지만 날이 선 문장이다.
“아무런 죄 없이 일방적인 피해를 입은 시민의 인권보다, 자신의 사익을 위해 흉기를 들고 침입한 가해자의 인권이 더 보호받아야 할 법익인가.”
이 게시물은 나나의 자택에 침입해 구속 수감 중인 A가 옥중 편지를 통해 ‘나나를 살인미수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주장을 펼친뒤 공개됐다.
A는 옥중 편지에서 흉기를 사전에 준비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이 먼저 찔렸다고 주장했다. 나나가 달려와 흉기로 자신의 목을 찌르려 했으며, 귀와 목 사이를 7㎝ 깊이로 다쳤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자신은 나나의 신체를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고, 오히려 폭행을 당한 피해자라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다수 미디어를 통해 반복 재생산됐다. 사건의 맥락보다 자극적인 주장으로 소비되면서, 논란은 빠르게 확산됐다.

그러나 경찰의 수사 결과는 다르다.
경찰은 A가 흉기를 소지한 채 주거에 침입했고, 나나의 어머니를 폭행해 실신에 이르게 했으며,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수사기관은 나나 모녀의 행위를 생명과 신체를 방어하기 위한 정당방위로 결론 내렸고, 입건 대상에서 제외했다. 반면 A는 특수강도, 주거침입, 상해 혐의로 구속됐다.
그럼에도 가해자는 옥중 편지와 역고소 예고를 통해 다시금 담론의 중심에 섰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또한번 설명해야 하는 위치로 밀려났다.
흉기를 들고 침입한 가해자의 주장과 권익이, 피해자에게 추가적인 해명과 감내를 요구하는 단계로 논점이 분산된 모양새다. 나나의 게시물은 이 지점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소속사 써브라임 역시 “가해자가 반성 없이 유명인이라는 점을 악용해 2차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병원비 지원이나 금전 제안, 진술 합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나나는 앞서 “이번 일을 겪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쉽게 무너지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해자에게 요구되는 ‘강인함’이 의무처럼 작동하는 사회는 불합리하다.
이번 사안은 보호대상이 가해자의 주장인지 피해자의 일상인지를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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