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조기 발표 불구 “경기 회복에 시간 걸릴 듯”
[스포츠서울 | 원성윤기자]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현실은 부동산 경기 한파로 공인중개사무소가 한 달에 1000곳씩 문을 닫는 현상이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3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매달 1000곳 이상의 공인중개사무소가 폐업했다. 이 기간 폐업한 공인중개사무소는 총 1만2593곳, 휴업한 곳은 1201곳으로 집계됐다.
공인중개사 수도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8월 말 기준 개업 공인중개사 수는 11만6627명으로 작년 1월 11만6494명 이후 가장 적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새로 개업한 공인중개사무소는 1만901곳으로, 동기간 폐·휴업한 곳보다 2893곳이 적었다.
대형건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주택 거래량이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공인중개사무소가 줄지어 폐업하고 있다”며 “주변에도 공인중개사를 잠깐 쉬고 있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아파트 거래량이 늘고 있는 것과 달리 시장에서 체감적으로 느끼고 있는 거래량은 미비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에 극심한 거래 절벽에 비하면 올해 들어 주택 거래량이 다소 늘고 있지만, 아직 예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는 평가다. 3일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아파트 거래량은 3833건으로 집계됐다. 전달(7월) 3592건보다는 늘었지만, 올해 최고 기록인 6월 3849건에는 조금 못 미친다.
추석 전 정부가 시급하게 3기 신도시 아파트 정책을 발표한 것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택 공급여건이 악화되면서 민간 주택공급이 위축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6차 부동산 관계장관 회의’를 개최하고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내용의 핵심은 고양 창릉, 인천 계양, 부천 대장,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등 5곳에 기존에 17만6000가구로 계획된 3기 신도시의 주택공급 물량을 3만가구가량 늘리는 것이다.
정부는 정체된 주택공급을 조속히 정상화할 수 있도록 3기 신도시 추가공급 등 공공 분양물량을 늘려 민간의 공급을 보완하고, 민간 주택사업 여건개선도 병행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수도권 3기 신도시 3만가구 추가공급을 비롯해, 신규택지 8만5000가구, 민간 물량 공공전환 5000가구 등을 통해 12만가구 수준의 물량을 추가 확보하고, 패스트트랙으로 공급해 공급정상화를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경기 하남시에서 공인중개사를 하고 있는 A씨는 “코로나 이후 부동산 거래가 상당히 많이 침체돼서 상가든 아파트든 거래가 전반적으로 안 되고 있고, 문 닫는 공인중개사 사무소도 부지기수”라며 “신도시 발표 계획이 시장에 영향을 주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
한때 전원주택 붐이 일었던 경기 양평군 역시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 연쇄적인 여파를 겪고 있다. 양평군 서종면에서 10년 넘게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B씨는 “평균에 한 달에 3~4건을 기본으로 거래를 해왔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총 4건밖에 거래하지 못했다”며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활발해져야 부동산 자금이 도는데, 지금은 거래 자체가 없는 거의 보릿고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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