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유아인, 이선균에 이어 지드래곤까지 마약 사건에 연루되면서 가요계도 비상이 걸렸다.
가요계 마약 파문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박유천, 돈스파이크, 휘성, 남태현 등 잊을만하면 불거지는 가수들의 마약 문제는 늘 업계의 골칫거리였다. 그러나 이번 지드래곤 사건이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오는 건 이미 그가 한차례 유사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법적인 심판을 피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드래곤은 지난 2011년 일본에서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를 받았으나 “담배인 줄 착각하고 모르는 사람에게서 받아 피웠다”고 부인했고 검찰은 초범인 데다 마약사범 양형 처리 기준에 미달하는 수준의 성분이 검출됐다는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이후 본업으로 돌아온 지드래곤은 각종 예능 출연과 더불어 빅뱅과 솔로 활동을 펼치며 자신을 믿어준 팬들의 사랑에 보답해왔다. 일각에선 그의 진술 진위를 놓고 설왕설래도 있었지만, 여전히 많은 팬들은 지드래곤의 말을 믿었다. 그리고 이후 해당 사건이 지드래곤의 발목을 잡을 때마다 그를 ‘쉴드’치기 바빴다.
그러나 지드래곤이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12년 전 지드래곤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인터뷰 영상, 공항 출국 영상 등에서 어눌한 말투와 불안정한 걸음걸이 등이 재조명받으며 지드래곤이 이미 상습적인 마약 투약을 했을 것이라 의심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진위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만, 이미 이선균의 마약 의혹을 처음 밝힌 유흥업소 실장 A씨를 통해 지드래곤의 관련 의혹 진술을 확보한 만큼 경찰 역시 구체적인 혐의점을 잡고 수사 중일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이에 그를 옹호하던 팬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대마초 흡연 혐의 외에도 여러 차례 마약 투약 의혹이 있었지만 수면 위로 드러난 건 처음인데 만약 지드래곤의 마약 투약 혐의로 사실로 입증될 경우 ‘괘씸죄’까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가수로서 복귀를 앞둔 시점에서 터진 의혹이라 대중과 팬들이 느낄 충격과 실망감은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사태에는 지드래곤과 함께 빅뱅으로 활동했던 멤버 탑과 대마초 흡연 혐의로 적발된 가수 연습생 한서희도 연루돼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경찰청 마약 범죄수사계는 이선균과 지드래곤 외 남양유업 창업주 3세 황하나, 가수 연습생 한서희, 작곡가 정다은 등을 내사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지드래곤 사건은 이선균, 황하나, 한서희, 정다은 등과는 별건이라고 선을 그었다. 탑은 연예계를 강타한 마약리스트 지라시 명단에도 빠져있다. 탑을 잘 아는 관계자는 “대마초 사건 이후 탑과 지드래곤 모두 한서희라면 치를 떨기 때문에 마약 사건에 함께 연루된다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귀띔했다.
지드래곤은 지난 2006년 빅뱅으로 데뷔해 팀의 리더이자 메인 멤버로 그룹 색채의 주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거짓말’, ‘마지막 인사’, ‘하루하루’, ‘판타스틱 베이비’ 등으로 사랑받은 빅뱅은 지난 2018년 발매한 ‘꽃길’을 마지막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지드래곤 역시 최근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마무리하고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 글로벌 음반 레이블인 워너뮤직 이적설이 제기됐지만 이번 논란으로 컴백이 무기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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